요즘 한창 중간고사 기간이다. 도서관과 학교 몇몇 건물들이 24시간 열고, 자리잡는 것은 기말고사 기간만큼은 아니지만, 꽤 치열하다. 나는 이학년 때까지만 해도 집에서 공부하는 성향이어서 도서관에 잘 가지 않았다.
자리 경쟁도 피곤하고 그 시간에 차라리 공부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 까닭에서다. 또, 도서관에 사람이 많이 몰리는 만큼 아는 사람도 마주치게 되고 한 명 두 명 인사하고 몇 마디 잡담을 나누다 보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학년이 되고 나서부터, 남들처럼 도서관에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해하기 시작했다. 왜 그렇게 열심히 도서관에 가는지. 내가 느낀 바로는 도서관에서 공부가 잘되는 이유는 일단 조용하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니 집도 시끄러운 편이 아니다. 창문을 다 닫으면 도서관만큼 조용하다. 그렇다면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분위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도 다 공부를 하니 나도 같은 행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주는 분위기이다. 이렇듯 우리는 살아가면서 주변을 의식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현상은 자연적이고 당연할 테다. 하지만 어떨 때 보면 나 자신도 너무 남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특히 방학이 돼서 한국에 가면 남의 눈을 더 많이 의식하는 나를 느낀다. 집 앞에 나갈 때에도 화장을 안하고 민 얼굴로 나가면 왠지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 같다. 오랜만에 친구나 친척들을 만날 때에는 일단 먼저 보이는 것이 나의 변화된 외적인 모습이기에 나로선 입고 나가는 옷에 신경이 쓰이게 된다 .
원래는 혼자서도 잘 먹을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혼자 식당에 들어가 밥 먹기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반면 버클리에서는 노숙자가 길 한복판에 누워 있든 말든, 남자들이 윗옷을 벗고 조깅하던 말던 신경쓰지 않는다. 매정할 정도로 무신경하다는 인상을 자주 받았다. 하지만 주변을 의식하는 문화가 더 나쁘고 의식하지 않는 문화가 더 좋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의식하지 않는 만큼 개인주의가 더 강한 것이고 의식하는 만큼 관심이 있는 거라고 생각될 때도 있기 때문이다. 또, 남들이 의식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 경우가 더 많다. 내가 머리를 자르던 길거리에서 넘어지던, 그것이 한국이든 미국이든 장소와 문화를 불문하고 타인에게는 그것이 나한테 만큼의 큰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너무 다른 사람의 눈을 걱정하느라 에너지 소비하며 스트레스받지 않고 나 자신에게 신경쓰며 살고 싶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