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주 정부 공무원이었든 젊은 한인이 다시 일기를 쓰기 시작 했다는 기사를 읽고 나는(?) 하며 생각에 잠겨야 했다. 이제는 그만 접을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공상 때문이다. “당신이 얼마나 긴 기간 동안 일기를 써왔기에 감히 아직도” 라고 할까봐 미리 설명을 적어야 하겠다.
나는 1940 년 그러니까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날부터 오늘까지 74 년 동안 일기를 쓰며 살고 있는 멍청이가 아닌지(?) 자문 해본다. 부친의 공무원 생활로 부임한 강원도 금화군, 동기는 초등학교 입학한곳이 강원도의 금화국민학교 였는데 일본서 온 호시노(星野) 라는 안경을 쓴 얌전한 담임 선생의 첫날 첫 시간에 우리 한국학생 들에게 일기를 쓰라고 권유를 받고서 부터다.
그 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일기를 쓰는 사람과 마라톤을 달리는 사람은 죽을 때 까지 인내심이 강하고 만사에 성공률이 높은 사람들이라는 달콤한 말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당시는 요즘같이 일자 요일 등이 있는 12 개월 365 일이 인쇄 된 일기장이 없었다.
요즈음의 노트북 (우리는 그 당시 공책[空冊=빈책] 이라고 불렀다)에 일자와 요일등 을 적고 일상 생활을 겪으며 일어난 사건이나 기억할 일들을 기록으로 남겼다. 그래서 이렇다 할 사건이 없는 날은 날자가 없고 무슨 일이 있던 날만을 적고 하였다.
요즘같이 날자가 인쇄된 공간에는 특기 사항 없음 이라는 6 자로 날짜를 채워 한 페이지를 낭비(?) 한다. 성인이 된 후부터는 그 달의 날짜 순에 따라 부모님과 형제자매들 그리고 절친한 친구들의 생일, 요즈음은 앞서 이 세상을 하직한 친구 동료들의 기일을 적어놓고 그 날이 오기 며칠 전에 축하 그리고 위로의 카드를 보내는데 보람을 느끼며 살고 있다.
그런데 요즈음은 시대의 발전에 따라 카드 시대는 가고 컴퓨터로 축하나 조의를 표하는 전자 시대라 옛날같은 따뜻한 말과 정을 쏟아 글을 보낼 수가 없음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새해가 오면 일년간 적어놓은 일기장을 다른 용지에 특기할 사항 기억해야할 사항만을 요약해서 옮기고 모두 없애 버린다.
그렇지 않으면 70 여년의 일기책을 쌓아 둘 수가 없다. 혹 컴퓨터에 저장을 하면 가능 할까? 내 일기를 나의 기록으로 저장한 것을 누가 나의 생이 마감된 후에 열어 볼까? 그렇다고 요즈음은 하도 많은 사람들이 제 각기 자서전이란 책으로 인한 종이 공해라고 하는 세상이니 이제는 일기도 그만 접어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70 여년의 일기에는 나의 일상의 생활기록, 경험담, 병상일지, 등등 말로 남길 수 없는 무한한 기록들이 수록 되고 있으니 말이다. 이곳에서 공부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가 다행이 서울시장실의 의전 비서관으로 근무할 당시 외국의 총리, 귀빈들을 맞으며 비행기에 올라 마중하고 공항에서 서울특별시의 행운의 열쇠를 증정하던 모습은 대한 뉴스를 통하여 방영되고 울산 석유공사 공장을 방문하던 우리대통령을 비롯 외국 국빈들을 안내하던 감격적인 순간을 기록한 나의 일기장. 종종 옛날을 그리워 하며 뒤적여 보던 나의 애물단지 일기장을, 이제는 종이 공해물로 타락한 자서전으로 남기기도 그렇고 일기장을 어떻게 해결하면 세상을 마감하는 날까지 행복한 몽상속에 기억해야 할까(?)고민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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