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돈으로 지혜를 살 수 있을까? 지혜는 사물의 이치나 상황을 깨닫고 현명하게 대처할 방도를 생각해내는 정신적 능력이라고 한다. 이러한 지혜는 학교교육을 통한 지식과는 달리 경험을 통해서 얻게 되는 산 지식이다.
하지만 돈을 잘못 투자한 결과로 지혜로워질 수도 있다. 미국에 살면서 한국에서 이민을 오는 형제들, 그리고 여행 왔다가 미국에 안주하려는 가족들을 만나게 된다. 찾아오는 친지들을 처음에는 환대하고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다가 그 과정에서 사고방법적 차질이 생기면서 원망과 갈등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만난 K씨는 이민 온 큰 조카의 사업에 동참한다는 명목아래 자신의 집을 담보로 융자동의서에 사인해 주었다. 반짝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조카의 사업은 밑 빠진 독처럼 판매가 줄어들면서 위기상태로 몰렸다. 결국 조카는 사업을 접게 되었고 K씨는 순식간에 빚더미 위에 앉게 되었다. 형님은 말로만 수습하겠다고 했고 조카는 콧등도 보이지 않았다.
자초지종을 모르는 부인과 다툼도 잦아지고 불면증으로 밤잠을 설치며 울화가 치솟던 어느 날 K씨는 집 근처 길목에서 정지된 차를 치게 되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응급실에 누워있었다. 천정을 멀뚱멀뚱 바라보며 처음에는 형님가족에 대한 배신감이 가득했으나 차츰 병원에 누워서도 돈 잃은 것에 집착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 한심스러웠다.
심한 분노로 자칫 생명의 위험까지 받을 뻔했구나, 과연 집요하게 매달릴 만한 가치있는 일인가 깊이 반성해 보았다. 불경기 탓이지 형님이 모략했거나 자신에게 족쇄를 채우려는 악의가 아니었다는 생각에 도달하면서 서서히 원망하는 생각은 줄어들었다. 천만다행으로 큰 사고가 아니었다며 자신을 위로하고 마음을 가라앉힌다.
우리가 어찌 지혜를 돈으로 사겠는가? 하지만 돈을 잃었기 때문에 새로운 방향제시를 얻고 우리를 지배하는 가치관과 판단능력이 변화되었다면 진가의 지혜수업이 아닐까.
돈을 잃는다고 다 지혜를 얻는 것은 아니겠지만 삶에서 더 소중한 것을 보게 된다면 이런 지혜는 대가 없이 주어지는 선물이 될 것이다.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명언처럼 “속아서 잃은 돈만큼 유리하게 사용한 돈은 없다. 그 돈으로 바로 지혜를 산 셈이 되기 때문”에 때로는 손해를 보는 뼈저린 경험을 통해서만이 살아가는 지혜를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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