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어린이, 한 사람의 교사, 한 권의 책, 한 자루의 펜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파키스탄의 17세 인권운동가로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말랄라, 그가 작년에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 말이다. 테러와 빈곤 등으로 고통받는 자에 대한 관심과 특히 보통교육에서 소외된 아동의 교육지원을 국제사회에 호소한다. 탈레반이 여학생의 등교를 금지하자 블로그에 여성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글을 올렸고 뉴욕타임스의 ‘문 닫힌 교실’이 인터넷에 방영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탈레반의 총을 맞고 기적적으로 회생한 말랄라는 그날 이후 두려움과 무기력감 대신 강하고 용기있는 여성으로 거듭났다. 말랄라를 보며 왜 아침부터 야간학습까지 학교에서 생활하는 한국 학생들의 지친 얼굴이 떠오를까. 학교가기를 열망하는 분쟁지역 아이들보다 그들이 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입시경쟁의 압박감에 배움의 기쁨을 상실한 그들을 보면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가 생각난다.
기숙신학교에 입학한 재능있는 한스는 부친과 교장의 명예욕, 창의성과 자율성이 빠진 제도의 수레바퀴에 짓눌린다. 2010년에 나온 독일교육 체험기 ‘꼴찌도 행복한 교실’에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교육이 이상적인 모델로 소개되어있다. 최근에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저조한 결과를 낸 독일이 교육경쟁력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한다. 완벽한 제도는 없고 인적자원에 투자해야 하는 우리 실정이지만 내적 동기에 기초한 즐거운 학습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세계인권선언에 공포와 결핍으로부터의 자유가 있다. 전쟁 및 폭력의 공포, 식량의 결핍 뿐 아니라 최소한의 보편교육도 받지 못하는 지식의 결핍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더불어 인간성의 결핍을 가져오는 교육제도에서도 자유로와야 할 것이다. 의사는 총에 맞은 한 사람을 치료할 수 있지만 정치인은 총에 맞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며 말랄라는 의사의 꿈을 접었다.
군림하는 대신 받쳐주고 끌어안는 여성의 힘으로 가족과 세상을 지켜내는 데 우리도 힘을 보태야겠다. "테러리스트가 두려워하는 건 무엇보다도 교육받은 여성의 힘이예요." 소녀 말랄라의 작지만 옹골찬 소리다. 큰 울림이 되어 하늘아래 똑같이 존귀한 사람들이 꽃보다 아름답게 피어날 세상을 그려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