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수요 적고 저임금... ‘기회의 땅’은 남의 말
▶ 자녀 양육 싱글맘이나 노인층도 취약계층
비영리 그룹 ‘러브 다이 네이버’의 아놀드 애버트(90·오른쪽서 두 번째) 디렉터가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지난 5일 플로리다 포트 러더데일 해변 인근 공공 주차장에서 노숙자들에게 무료로 음식을 나눠하고 있다. 애버트 디렉터는 노숙자 배식을 제한하는 시 조례 위반으로 다른 2명의 목사와 함께 체포됐다가 법원 출두명령을 받았다.
미국 여성들과 남부 지역민, 그리고 은퇴 노인들의 가난이 심하며 그 기간도 길어지고 있고 이런 현상은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다고 얼마 전 발표된 연방 정부 데이터에서 드러났다. 특히 보수성이 강한 남부 지역의 가난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방 센서스국이 2009~2012년 연도별 수입을 분석한 결과, 미국인 15%가 빈곤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인들의 빈곤기간을 비교해 보면 6.2개월로 나타났지만 여성들은 이보다 긴 6.6개월이었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비영리 권익옹호단체인 전국 여성법률센터의 캐슬린 갤라거 로빈스 수석 정책연구원은 “여성이 남성보다도 더 가난할 수 있다는 것이며 가난 속에 살고 있는 기간도 남성보다 더 길다는 점”이라면서 “결론적으로 여성은 남성들보다 훨씬 빈곤한 생활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해석했다.
그는 또 “빈곤 속에 살아가는 여성들은 대개 자녀들을 키우고 있는 경우가 많아 가난하게 살고 있는 남성보다 훨씬 더 경제적 부담을 떠안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이들 여성들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남성들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투자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 여성 빈곤 16%
연방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16%가 지난해 빈곤하게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의 13%보다 높은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다.
남편 없이 여성 혼자서 가정을 꾸려나가는 가정은 2013년 가장 낮은 수입인 3만5,000달러를 기록했다. 이 수입은 결혼한 부부가 꾸미는 가정의 46%에 그치는 수준이다. 반면 부인 없이 남성 혼자서 꾸려가는 가정의 수입은 5만1,000달러로 여성 가정보다 높았다.
▲ 남부 빈곤 가장 심해
지역적으로는 남부 지역 거주 미국인들은 가장 오랜 기간 빈곤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들의 중간 빈곤기간은 7.1개월로 가장 길었다. 이어 북동부 지역의 빈곤기간은 6.2개월로 다음을 차지했고 중서부는 5.8개월, 서부는 가장 낮은 5.1개월이었다.
2013년 빈곤율은 남부가 가장 높아 16%를 기록했다. 이어 서부 지역이 15%로 뒤를 이었고 북동부와 중서부는 13%로 빈곤율이 낮았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지역별 차이에 대해 지역 노동시장과 임금수준 경제적 기회와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하버드와 UC버클리 경제학자들이 실시한 연구보고서는 텍사스를 제외한 남부 지역 주에서 임금인상이 가장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남부 지역 어린이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고임금을 받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미국이 종종 기회의 땅으로 불리고 있는데 이는 어린이들이 가정의 배경 없이도 성공할 기회가 충분히 있는 사회를 일컬어 부르는 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은 “요즘은 차라리 미국을 세대 간 유동성이 아주 높은 기회의 땅에 살고 있는 사회와 빈곤에서 탈출하는 어린이들이 거의 없는 여타 사회로 구별되는 집단화 사회로 묘사하는 것이 더 적합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 노인 빈곤 우려
여성과 남부 지역 이외에도 65세 이상 노인들의 빈곤기간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육수준이 낮은 노인(고교 졸업 미만), 흑인, 별거 중이거나 이혼 또는 사별한 노인들에게서 특히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 그룹의 중간 빈곤기간은 최소 8개월 이상으로 나타났다.
좌편향 워싱턴 싱크탱커인 ‘경제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09년까지 빈곤 속에 살아가는 사람 중에서 대략 5%는 아예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빈곤에서 벗어나기 힘든 주요 원인은 사회 저층 직업군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저임금 고용에 시달릴 뿐 아니라 임금인상도 거의 받지 못하기 때문으로 연구소는 분석했다. 특히 긴급 의료비용과 기타 비상상황이 가족 또는 개인의 재정을 붕괴시킬 수 있는 것으로 연구소를 아울러 분석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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