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산을 동시에 끼고 등반할 수 있다는 것이 하와이 산만이 가진 매력입니다”한국인으로는 세 번째로 14좌를 완등한 산악인 한왕용(사진) 씨는 11일 케왈로 베이신에서 본보와 만나 하와이 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히말라야에는 에베레스트, 칸첸중가, 안나푸르나 등을 포함하여 8,000m 이상의 고봉이 14개 존재하는데, 워낙 높고 험하여 이를 완등하면 큰 명예를 얻게 된다.
한왕용 씨는 지난 2003년 브로드피크를 정복하면서 한국인으로는 엄홍길 씨와 故박영석 씨에 이어 3번째, 세계에서는 11번째로 8,000m급 14좌 완등자가 된 산악인이다. 이번 하와이 방문은 칼랄라우 트레일과 와이메아 캐니언을 직접 보고 싶어 그가 5개월 전부터 계획한 것이다. 이번 방문에는 배우 김유석과 히말라야 등반가 이진규, 남극탐험가 오송호가 동행했다.
해질 무렵 케왈로 베이신에서 만난 산악인 한왕용 씨는 호놀룰루 산악회(회장 이석식) 회원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호놀룰루 산악회와는 어떻게 인연이 닿았냐는 질문에 그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세계 50대 트래킹 코스로 칼랄라우 트레일이 오른 것을 보고 줄곧 하와이에 오고 싶었다”며 “때마침
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호놀룰루 산악회를 다루었고, 방송을 보자 마자 산악회 임원에 연락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와이에 도착하던 지난 6일부터 연 3일을 산을 찾았다. 첫째날에 카우아이 섬의 칼랄라우 트레일을, 둘째날 와이메아 캐니언을, 그리고 셋째날 빅아일랜드 섬의 마우나 로아를 올랐다. 그에게도 ‘하와이’는 해변부터 떠오르는 곳이었다. 하지만 4,000m 넘는 산들을 직접 오르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칼랄라우는 산 자체에 굴곡과 주름이 있어 아름다웠고, 마우나 로아는 끝없는 길이 이어져 다시 한 번 높은 산임을 깨달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또 그는 마우나 로아를 오르는 길에 10대 트래커 네 명을 만난 경험을 얘기하며 “젊은 친구들이 자연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풀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찾은 것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등산이라는 것은 모르는 사람끼리도 안전을 걱정하고, 음식을 나눌 수 있는 운동”이라며 “그것은 자연 속에서 하는 운동이기에 가능하다”고 등산에 대한 그의 생각을 전했다.
특히 이번 방문에 동행한 배우 김유석 씨에 대해서는 “배우이지만 등산할 때만큼은 산악인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둘의 인연은 김유석 씨가 암벽등반 촬영을 하던 당시 한왕용 씨가 훈련을 도왔는데, 그때 한왕용 씨를 신뢰하여 대역을 쓰지 않고 촬영을 마친 것에서 시작한다. 한왕용 씨는 그 때 일을 회상하며 “산을 오를 때 가장 중요한 덕목 역시 신뢰인데, 김유석 씨는 그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왕용 씨는 내년 2월 중순 또 다시 하와이를 방문할 계획이다. 이번에 하와이 산이 얼마나 높고 아름다운지 직접 봤으니, 다음 방문 때는 좀더 여유롭게 산을 다니고, 그 경험을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소개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등산인구도 하와이의 산을 접하면 분명 오고 싶어할 것”이라며 “동포 여러분도 이런 좋은 환경 속에서 좋은 사람과 함께 산을 올랐으면 한다”는 말과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윤다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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