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파란 눈의 젊은 아펜젤러 박사가 제물포 인천항에 도착한지 130년째가 되는 해이다. 그는 한국에 복음과 새로운 서양학문을 전수하고자 정동교회와 배재학당을 세웠다. 그는 모든 정열과 혼신의 힘을 다해 학생들을 키웠고 이승만, 서재필이 그의 수제자들이다. 아펜젤러의 훌륭한 리더십은 한국 근대화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1902년 목포에서 열리는 성경번역집회에 참석차 일본증기선을 타고 인천에서 출항해 내려가던 중 화물선과 충돌해 배가 침몰하기 시작했다. 함장실에 편안히 타고 있었던 그는 선장의 강력한 제지에도 불구하고 같이 동행했던 이화여고 학생 3명을 구출하기 위해 배 밑창까지 뛰어 내려갔다.
그는 다시 살아나오지 못했다. 그는 수영선수였기 때문에 자기 안위만을 생각했다면 거뜬히 살아남을 수도 있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강추위가 매섭게 몰아치는 팽목항을 아직도 못 떠나고 있다. 배가 서서히 침몰하는 것을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300여명의 다 피어보지 못한 어린 꽃봉오리들은 “엄마 사랑해, 살려줘”를 애타게 울부짖고 있었건만 한번 닫쳐진 바깥문은 꼭 잠긴 채 영영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선장은 아우성을 외면한 채 비밀통로를 통해 엉금엉금 기어 나오고 있었다.
양띠 새해에는 세월호 참사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44세의 젊은 나이에 낯선 이국에서 남을 위해 자기 몸을 초개처럼 버린 아펜젤러의 헌신을 모두가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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