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유명식당들 ‘농장에서 식탁으로’ 표방하며 터미널 입주
▶ 항공사가 지역특산물 판매 나서기도... “탑승객들 선택권 확대” 긍정평가
비즈니스 여행객들에게 공항만큼 건강하지 못한 음식들을 제공하는 곳은 거의 없다. 공항은 신서하지 않은, 미리 포장한 샌드위치와 패스트푸드 햄버거들의 본거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점차 바뀌고 있다. ‘팜-투 테이블’(농장에서 식탁으로)라는 신선음식 운동이 전국 공항들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신선한 지역 채소들과 고기 등이 지역 특선메뉴로 유명한 요리사들과 업체들이 운영하는 공항식당들에 공급되고 있는 것이다. 전국 100개 이상 공항에서 업소들을 운영하는 HMSHost의 음료 및 식당 담당 부사장인 프랭크 시켈스미스는 “이것은 우리가 거리에서 목격하고 있는 르네상스와 같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공항들은 지역마켓의 대표적인 브랜드들을 원하고 있다. 농장에서 식탁까지가 바로 그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저지주 뉴웍의 리버티 국제공항은 터미널 C에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한 계획으로 베노이트의 알레인 듀카시를 비롯한 여러 명의 요리사들을 유치했다. 맨해튼에 소재한 OTG 매니지먼트가 운영하는 다른 공항 식당들처럼 이 식당들은 봄에서 가을까지 주 3회 지역 그린마켓에서 물품을 구입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젯블루 항공사는 뉴욕산 야채와 꿀, 그리고 다른 물건들을 파는 업소 ‘뉴욕 미니트’를 터미널 5에 개장했다. 다른 항공사들은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감자와 다른 작물들을 재배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는 수기경재배로 허브와 야채를 공급하는 시카고 오헤어 공항을 본 딴 것이다. 건강을 생각하는 출장객들에게 공항 식당들의 이런 움직임은 환영을 받고 있다. 한 달에 여러 번 출장을 다녀야 하는 테크놀러지 컨설턴트 데이빗 댄토는 그동안 맥도널드 치킨 샌드위치를 많이 먹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공항 바에 들어가 샐러드나 몸에 좋은 샌드위치를 시켜 먹을 수 있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탑승 전 기름기 있는 음식은 피한다며 “몸에 맞지 않는 음식을 한 번 잘못 먹으면 기내에서 내내 힘들다”고 덧붙였다.
‘Stuck at the Airport’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해리엇 바스카스는 여행객들이 선택권을 갖는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지적한다. 그녀는 “내가 가진 선택권이 핫도그뿐이었던 시절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발표된 공항음식 평가조사에서 공항식당들 가운데 약 75%가 건강식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이 수위를 차지했으며 뉴웍과 라과디아, 케네디 공항 등은 상위 11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덴버 국제공항 여행객들은 이제 진부한 음식이 아닌, 루트 타운의 콜로라도 양고기 버거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이 식당은 덴버의 유명한 ‘팜-투 테이블’ 식당의 지점이다. 지난 2013년 문을 연 이곳은 소유주이자 요리사인 저스틴 쿠치에게 만만치 않은 도전과 과제를 안겨줬다. 적절한 운송 수단을 이용해 시큐리티를 거친 후 다운타운 덴버에서 약 20마일 동쪽에 자리한 공항으로까지 풀을 먹이고 키운 고기 등 신선한 재료를 공급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쿠치는 말했다. 40여 납품업자들과 거래하는 입장에서는 특히 이것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인디애나 라그랜지의 양돈업자인 그렉 건스롭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건스롭의 가족은 지난 14년 간 유명 요리사인 릭 베일리스에게 돼지고기와 가금류 고기를 공급해왔다. 그러나 베일리스가 4년 전 오헤어 공항에 식당 코르타스 프론테라를 오픈하면서 170마일이나 떨어진 농장에서 식품배달이 허용되는 아주 짧은 밤 시간에 맞춰 이것을 공항내 식당으로 공급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나 농장과 큰 비즈니스들을 연결해주는 팜로직스사의 도움을 받아 건스롭을 비롯한 소규모 농장들은 채산성이 좋은 새로운 공항마켓을 개척할 수 있었다. 코르타스 프론테라에 베이컨과 초리조 소시지를 공급하는 건스롭은 오헤어 공항 수요에 맞추기 위해 직원과 농장을 늘려야 했다. 건스롭은 “이들은 현재까지 우리의 가장 큰 고객”이라며 “수요에 맞추는 게 때로는 힘들지만 재미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팜-투 테이블’ 움직임이 공항으로까지 확산되면서 군소 업체들이 혜택을 볼 수 있게 됐다고 식당과 농장주들은 입을 모은다. 농장주들에게 최근 좋은 소식은 거의 없었다. 연방농무부는 지난해 농업부문 소득이 25%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건스롭은 “이런 팜-투 테이블 운동이 미국의 농업지역을 다시 활성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초기 현상들을 보면 ‘팜-투 테이블’이 공항 내 식당들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시카고 오헤어 공항의 베일리스 식당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여행객들이 공항에 도착하기 전에 미리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앱까지 개발했다.
공항 식당들이 신선한 지역 식품들을 손님들에게 제공할 수는 있지만 농업의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지속적인 생존은 대단히 힘든 일이라고 베일리스는 지적했다. 농장들은 좀 더 규모가 커져야 하며 팜로직스 같은 중간 유통업체가 많이 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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