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LA타임스(1월18일자)에 재미있는 사진이 한 장 실렸다. 뉴저지 클린턴시의 Coastco 주유소 개솔린 가격이 갤런당 1.69달러로 나붙어 있는 사진이다. 개솔린이 마침내 2달러선 밑으로 떨어진 믿을 수 없는 현상이 미국에서 일어난 것이다. 1.69달러가 최하가 아니다. 달라스에서는 1.30달러까지 내려간 주유소가 등장했다.
원유가격은 지난해 8월만 하더라도 100달러 선에 머물러 있었다. 그런데 오늘 현재 얼마인줄 아는가. 47.51달러로 거래되고 있다. 왜 이렇게 하락 하는가.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기 때문이다. 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현상이 일어났는가. 미국이 쉐일(Shale)이라는 새로운 석유를 생산하기 시작하여 원유 수입량이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수입량이 줄어든 정도가 아니다. 석유가 넘쳐 원유를 외국에 수출하는 법안개정이 지금 의회에서 논의되고 있다. 미국은 73년의 1차 석유파동 이후 에너지 확보를 위해 미국산 원유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쉐일(Shale)은 영한사전에 ‘혈암’이라고 번역되어 있는데 이 바윗돌에 500도 이상의 고온의 물로 깨면 석유와 개스가 나온다고 한다. 그러나 추출방법과 정제과정이 너무나 돈이 들고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쉐일오일은 외면당해 오다가 기업인들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지난 30년 동안 꾸준히 개발을 계속한 결과 마침내 일반생산화에 성공한 것이다. 에너지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에 의하면 미국은 앞으로 10년 내에 사우디와 맞먹는 석유와 러시아를 능가하는 천연가스 생산국이 될 것이라고 한다. 꿈같은 이야기다.
20세기 후반과 21세기의 문명은 ‘석유문명’이라고 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전만 해도 세계는 영국이 주도하는 석탄문명에 머물렀으나 미국이 석유문명 시대로 바꾸어 버렸다. 왜 스웨즈 운하 전쟁에서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은 왜 낫셀 이집트군을 섬멸하지 못하고 철수 했는가. 중동의 석유시장을 영국과 프랑스가 점령하는 것을 우려해 미국이 이집트편을 들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동 산유국들이 단결하지 못하는 체질을 지녔고 또 아랍국왕들을 꽉 잡고 있었기 때문에 영원무궁토록 중동 오일시장을 지배할 수 있을 것으로 오판하고 있었다. 하지만 6일전쟁 후 ‘이스라엘 타도’라는 구호아래 아랍산유국이 단결하는 기현상이 일어나 오일파동이 일어난 것이다. 이때부터 미국은 석유의 주인이 아니라 노예로 전락했다.
그런데 미국이 쉐일이라는 새 에너지 개발로 석유수입국에서 산유수출국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사우디는 미국의 쉐일오일 생산업체들을 고사시키기 위해 가격을 더 인하하고 있다. 쉐일오일은 제조과정이 좀 비싸기 때문에 오일가격을 내리면 쉐일업체들이 자빠질 것이라고 사우디는 계산하고 있다. OPEC과 미국 간에 상상치도 못한 오일가격 인하전쟁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여기에 맞서려면 더 많은 쉐일오일을 만들어 수출해야만 생산단가를 유지할수 있으며 석유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역설적인 이론이 성립된다. 그래서 법을 고쳐 미국생산 석유를 외국에 수출하자는 움직임이 의회에서 일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석유수출국이 되면 석유시장을 지배하게 되고 미국경제도 풀리게 된다. 그리고 골치 아픈 중동문제에서도 해방 된다. 쉐일은 폴란드와 프랑스, 영국, 터키 등에도 많아 미국이 개발기술을 수출하면 OPEC이 서방을 호령하는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 오일수출국이 되다니... 믿을 수 없는 이야기다. 갑자기 세상이 밝아진 느낌이다. 2015년이야말로 미국에게는 희망의 해다. 세상이 뒤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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