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어느 한 작가의 “This is Water”란 연설을 들었다. 2005년 봄날 졸업하는 대학생들에게 건내는 말들이였다. 마음 같으면 연설을 그대로 번역해서 써내려 가고 싶지만, 모든 부분을 옮기기엔 10페이지는 좀 버거운 양이다.
무엇보다 이 작가가 강조한 포인트는 매일마다 우리가 반복하는 습관들이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우리에게 익숙한 생각들과 습관들은 사람 한명씩 자신을 위주로 삼는 삶을 꾸려가도록 하는 성향이 있다는 것이다.
흔한 일상을 떠올려본다. 직장에서 4시반쯤이면 남은 저녁의 스케줄을 짜내기 시작한다. 오늘은 퇴근하는 길에 Safeway에 들려야 하겠고, 까먹기 전에 잡아야 하는 예약시간을 확인해야 하겠고, 은행에 가서 지불해야 할 수표가 있겠고 등등. 그런데 마켓으로 향하는 길이 왠일로 생뚱맞은 시간에 막힌다.
겨우 마켓에 도착해서 물건을 가지고 계산대로 갔는데 모든 줄은 적어도 6명씩 대기하는 중이다. 물건 양이 제일 적은 사람 뒤에 섰는데 이 분은 주섬주섬 동전 주머니를 꺼내기 시작한다. 50센트를 1센트 동전으로 내는 중이다. 이쯤이면 한소리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 상황들에 대한 반응은 당신에게 불편을 끼쳤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상대방을 이해하려 하기보다 먼저 당신이 해야 할 모든 일을 정해진 시간내에 끝내지 못하게 한 모든것이 당신을 짜증나게 만들지 않는가. 물론 너그러움을 베풀 수 있는 날도 있겠지만, 몇년에 걸쳐 이런 반응을 반복하면서 ‘나’를 위주하는 생활방식과 남을 걸림돌로 생각하는 게 쉬워지기 때문에, 이 쉬워짐 때문에 습관적인 행동이 위험할지도 모른다.
요즘 들어 여러가지 일의 결정권이 나에게 달려있단 걸 느낀다. ‘습관’이기 때문에 결정을 쉽게 내리기 전에, 그 결정 하나하나가 나를 어떤 사람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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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진씨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대전에서 이민온 후 캘리포니아에서 자랐다. 지난 5월 대학 졸업후 4개월된 이스트베이한인봉사회(KCCEB) 새내기 직원이며 사회복지 프로그램과 지역건강 분야를 중점적으로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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