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은 화성에서 왔고 기업은 금성에서 왔다는 사실이 최근 발표된 설문조사에서 확인됐다.
미국 대학 연합회는 대학 졸업반 학생 613명, 기업 400개를 대상으로 취업에 필요한 기술에 관해 질문했다. 취업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기술인 의사소통 능력에 관해 대학생은 65%가 준비되었다고 대답한 반면 기업은 27%만 그렇다고 대답했다.
팀워크 기술에 관해서는 대학생 64%ㆍ기업 37%, 창의력에 관해서는 대학생 57%ㆍ기업 25%, 비판적 사고력은 대학생 66%ㆍ기업 26%, 문제해결 능력은 대학생 59%ㆍ기업 23%, 다양한 배경을 가진 동료들과 일할 수 있는 능력은 대학생 55%ㆍ기업 18%로 각각 견해가 달랐다.
대학생과 기업의 관점이 다른 것은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의 입장과 비슷하다. 금성 여자는 백마를 타고 나타나는 왕자를 기대하지만 현실에서 나타나는 것은 누구일까. 말을 끌고 오는 마부인 화성 남자다. 대학생은 모르는 것도 아는 체, 없어도 있는 체하는 화성 남자를, 기업은 아는 것도 모른 체, 있어도 없는 체 하는 금성 여자를 닮았다. 그 둘의 결론이 “여자는 할 수 없어”와 “남자는 다 그래”로 내려졌듯이, 대학생과 기업도 “기업이 하나같이 까탈스럽다”와 “대학 졸업해도 별 수 없다”로 맞서고 있다.
기업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여기는 의사소통ㆍ팀워크ㆍ인간관계 기술은 소프트 스킬이다. 소프트 스킬의 중심부에는 설득력이 자리하고 있다. 설득력은 곧 판매 기술이다.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한 인간 모두는 누구엔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팔고 있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 먹기 싫어하는 시금치를 먹여야 하는 부모는 시금치가 얼마나 몸에 좋은지를 이해시켜야 한다. 곧 시금치를 아이에게 파는 것이다. 교사는 자신이 가르치는 과목이 다른 어떤 것보다 더 중요하고 흥미롭다는 사실을 팔아야 학생들이 주목한다.
시혹스 풋볼 감독은 수퍼볼의 승리가 안겨줄 맛을 미리 판매함으로써 선수들에게 동기유발을 준다. 의사는 건강 노하우를, 작가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정치인은 환상을 판다. 어떤 직업을 가졌든 인간관계의 기본, 즉 판매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무엇인가 판다는 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아 내 편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그런 결정적인 기술을 K-12 과정과 대학이 가르치지 않는다. 아무리 “나는 학점도, 스펙도 좋다. 열정도 넘친다”라고 외치며 열심히 이력서를 뿌린들 기업은 그런 식의 접근에 관심이 없다.
“나는 취업이 잘되는 이공계 전공을 했다”라고 내세워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공을 불문하고 경험을 강조하는 곳이 기업이다. 대학 졸업생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구글이 지원자의 이력서를 볼 때 대학 이름ㆍ전공ㆍ학점을 고려하지 않고 경험과 기술을 먼저 살피겠다는 뜻이 무엇인지를 감지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화성과 금성 관계는 멀어질 뿐이다.
화성인과 금성인이 모여 사는 모습은 이렇다. 책을 쓰지 않으면 무명씨로 남고 해리 포터를 쓰면 세상이 당신을 알기 원한다. 불난 집에서 어린이를 구하면 동네의 영웅이 되지만, 최초로 암을 치료하면 역사에 남는다.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면 모인 사람들의 흥을 돋구지만 유튜브에서 주목을 받으면 저스틴 비버처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세상은 불공평하기 짝이 없는 곳이 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