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갑질 을질’이라는 말이 유행한다. 그래서 우선 사전에서 `-질’을 찾아보니 `노릇이나 짓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한다. 그래서 생각나는 대로 소꿉질, 바느질, 손가락질로 이어가다가 고자질, 발길질, 도둑질, 이간질, 구역질... 등으로 옮겨갔다. 말하자면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방향의 말이 더 많은 것을 알게 된다.
갑과 을은 A와 B같은 것이고, 우열의 정도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전에는 학과 성적이 갑 을 병으로 표시 되었다. 그러니까 갑질, 을질이란 경제적 사회적 힘이 우세하거나 열등한 사람들의 철없는 이야기고, 그들이 보여주는 지나친 언동을 한마디로 비판하는 풍조라고 본다.
쉽게 말하면 `갑질’은 잘난체하는 것이고 `을질’은 나는 비록 갖지 못하였지만 당당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하는 표현이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갑질이나 을질은 어떤 경우에 과시되고 있나? 다른 사람이 내 자신의 값어치를 제대로 알아주지 않을 때 갑질을 보인다. 또는 이유 없이 내 자신이 왜소하게 평가될 때 가만히 있을 이유가 없다. 나도 쓸데가 있는 사람이라고 소위 을질을 휘두르며 항거한다.
그래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까. 어디까지나 나는 나 그대로이다. 이런 말장난에 휩쓸리게 되는 것은 사람은 서로 다르다는 해석의 차이에서 온다고 본다. 사람이 서로 다른 것은 생김새, 마음씨,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장점과 단점, 재능... 등이다. 그렇지만 누구나 하나밖에 없는 귀한 생명체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또한 서로 어울려서 살아야 하는 엄연한 현실이 있다.
그래서 교육은 어떻게 사는 방법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 자신이 마음껏 각자의 소질을 발휘하면서 자유롭게 활개 치면서 사는 방법을 찾도록 도와준다고 할 수 있다. 갑질이나 을질은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서 나오는 편 가름이고, 그것의 기준은 경제력 등 힘에 따른 분류이다.
소위 갑질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것 밖에 자랑할 것이 없을까? 또 갑질을 당하는 사람들의 겉모양만 보일까? 반대로 소위 을질을 하면 마음이 풀리는가. 갑질에 항거하는 방법은 그들의 소리를 마음으로 듣지 않는 것인데...
△질, ○질, □질이 거리낌 없이 멋대로 떠돌 때는 한 번에 날려버릴 바람이 필요하다. 그것이 민주주의라고 본다. 소위 갑질 을질도 이 방법으로 치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풍토는 제각기 보호할 수 있는 강함을 준다. `내가 하라는 대로 하라’는 말 대신 `내 의견은 이런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고 물을 수밖에 없는 사회를 말한다.
어린이들이 모여서 논다. 제각기 제멋대로 놀다가 함께 놀게 된다. 혼자 노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놀면 더 재미있다. 놀이 방법은 다 같이 생각하면 된다. 누구의 방법이 아니고, 우리 모두가 생각한 방법이다. 어른들의 생활도 이와 같은 과정을 밟게 된다. 그래서 여럿이 함께 어울려서 산다.
△질, ○질, □질도 하나의 성장과정이다. 바로 잡으려고 시간을 끌 일이 아니다. 이미 그 답을 알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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