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자 어빙 고프만(Erving Goffman)은 퍼포먼스란 무대라는 공간 (setting) 안에서 연기자(actor)가 일정한 시간(period)에 자신의 행동(acting)을 특정관객(observer, spectator) 앞에서 보여주는 것이라 규정했다.
그럼 앞의 문장에서 공간을 무대에서 지구(planet)로 바꿔 ‘지구(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현실)이라는 공간 안에서 한 개인이 특정한 시간에 자신의 현재 모습을 상대방 앞에서 보여주는 걸 퍼포먼스라고 규정짓는다’라는 문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인간은 현실세계의 배우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삶 속에서 연기(acting)한다. 우리의 행동은 수많은 리허설을 통해 다듬어져 왔다. 웃는 법, 악수하는 법 등등 어느 것 하나 처음하는 행동은 없을 것이다.
교수님께 물었다. “저는 번지점프를 해보지 않았습니다. 번지점프를 하면 처음하는 행동이 되지 않습니까?” 교수님은 “그 행위(action) 자체는 처음이겠지만, 처음 보는건 아닐테지. 넌 이미 머릿속에 번지점프가 뭔지 상상하고 있어.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걸 수 없이 봐왔기 때문이야. 결국 번지점프라는 행동(doing)은 처음이지만 넌 그 행위(action)를 따라하는거지.”
맞다. 우리는 웃는 것도 거울을 통해 수없이 웃어봤을 거고, 머리 빗는 법도 누가 하는 것을 보고 나도 따라해본 것이다. 이렇게 누군가를 보고 따라해보고 수많은 리허설을 통해 ‘나만의 행동’을 만드는 것이다. 결국 우리의 행동은 우리가 사는 사회 속에서 다 다듬고 다듬어진 행동들이다.
이걸 고프만은 rehearsed(리허설)됐다고 한다. 따라서 소개팅에서 처음 본 상대방을 한번 보고 평가하지 말아라. 이미 그 사람은 수많은 리허설을 통해 어떤 옷을 입을 때 내가 가장 멋져 보일지, 어떤 웃음이 상대에게 호감을 주는지, 어떤 말투일 때 가장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지, 수많은 실패와 경험, 연습을 통해 좋은 모습만을 알고 보여줄 것이다.
꽃은 꽃줄기에 잎들을 하나씩 모아 하나의 생물체가 된다. 나의 매력을 만들려고 더러운 것은 버리고, 깨끗한 잎들을 한 잎, 두 잎씩 붙여 예쁘게 하려는게 왜 잘못이겠는가? 단지, 그 잎들만 보지 말라는 것이다. 버려지고 새로 붙여지는 잎 말고 그 ‘줄기’를 보라는 것이다. 상대방의 화려함(행동)에 눈 멀지 말아라. 그건 이미 연습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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