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가 있는 시리아로 갔다. 한 사람은 사람을 살리려고 가고 다른 한 사람은 죽이려고 갔다. 살리려 간 사람은 일본인으로 ‘삶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고, 죽이려 간 사람은 한국인으로 ‘삶의 의미’를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고토 겐지(47)씨는 인질로 잡힌 유카와 하루나(42)씨를 구출하려고 IS 무장단체지역에 들어갔다가 자신도 인질로 잡혀 지난달 31일 참수를 당했다. 고토 씨는 자신이 죽을 지도 모르는 위험을 무릅쓰고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위험지대에 자진해서 들어간 것이다.
고토 씨는 작년 4월 취재차 시리아를 방문했을 때 유카와 씨를 만났다. 그 후 8월 유카와 씨가 IS에 인질로 잡힌 사실을 알게 되자 그를 구하기 위해 작년 10월 시리아로 다시 입국했다. 그때 주변에서 말렸지만 “유카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경험있는 사람이 나서서 도와줘야 한다”며 시리아로 향했다고 보도되었다.
한국인 18세 미성년 김 군은 IS에 참여하겠다며 거리가 무려 8,000㎞나 되는 터키로 날아가 그곳에서 국경을 넘어 시리아로 건너간 것으로 언론보도에 의해 알려졌다. 초등학교 졸업 후 제대로 정규교육을 받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한 채 외톨이가 되어 방황한 김 군은 SNS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지난 1년간 인터넷을 통해 IS 관련단어를 무려 517회나 검색한 것을 보면 IS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수사당국 발표에 의하면 김 군은 “터키에 있는 친구 하산을 만나러 7박8일 여행을 가겠다”며 지난달 8일 이스탄불로 출국했다. 그는 부모가 출석하는 교회의 목사를 통해 소개받은 A씨와 함께 터키까지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산은 SNS를 통해 사귄 친구로 IS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안내, 시리아 접경지의 한 호텔에서 김 군을 만나 IS지역으로 동행한 것 같다.
고토 씨는 가족으로부터 극진한 사랑을 받았을 뿐 아니라 주위사람을 비롯해서 전 세계에 그를 사랑하는 많은 친구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1999년부터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지역을 다니면서 전쟁고아들, 인권을 침해당하는 여성들, 그리고 이슬람 테러리스트의 만행을 세계에 알려왔다.
고토 씨가 유카와 씨를 시리아에서 만났을 때 그를 돕기로 다짐한데는 그럴만한 동기가 있었다. 유카와 씨는 일본에서 민간 군수업체를 운영하다 파산, 암 투병, 배우자 사망 등 불운을 겪다가 자살 시도까지 했다. 시리아로 간 것도 재기를 꿈꾸며 새 사업을 구상하기 위해서였다. 그곳에서 중동 정보에 밝은 고토 씨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진정한 친구로 연결되었다.
김 군이 SNS를 통해 사귄 친구 하산은 어떤 사람인가? 하산은 고토 씨와 유카와 씨 등 많은 사람들을 IS 정신 아래 무모하게 죽이고 있는 국제 테러조직원이 아닌가? 왜 많은 젊은 사람들이 이 유혹에 빠져 들어가는 것일까?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가 지난달 26일 전교조 홈페이지 게시판에 ‘시리아에 있을 김 군에게’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IS 참가를 꿈꾸는 청년들을 이해해줘야 한다”는 말과 함께 “자네가 왜 거기 갔을까, 그 곡절과 연유부터 헤아리고 싶고, 성급하게 ‘돌아오라’고 외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IS 테러그룹의 행동을 미화하는 듯한 내용이다. 잘못된 선생 부모 그리고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삶의 의미’를 잘못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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