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의 착상은 자신의 마음을 움직이는 실마리처럼 조그만 사건 또는 가슴을 쿵하게 떨어트릴 만큼 커다란 사건 등을 겪으며 얻어지는 하늘에서 내리는 선물이 아닐까 생각된다.
모차르트처럼 머리에서 철철 넘치는 멜로디를 주워 담을 여유가 없어 더 방황하는 천재가 있는가 하면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발전이 없는 작곡가의 끊임없는 고민에 자포자기하는 예술가들도 있다.
작품을 통해서 이렇게 저렇게 다 경험을 하는 것일 터이지만 베토벤이나 브람스처럼 노력을 많이 하여 큰 작품을 남기는 작곡가들이 더 인간적인 터치로 가슴을 따듯하고 영혼을 깨끗하게 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경험과 추리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지만 하나의 작품이 감동을 준다는 것은 또 다른 하늘의 선물이라고 생각된다.
어머니의 죽음을 보면서 슬픔의 인스프레이션이 낳은 브람스의 “A German Requiem”은 말 그대로 독일어로 만든 진혼곡이다.
라틴어 전례음악으로 만들어지던 레퀴엠의 전통을 깨고 루터란 성경에서 브람스 자신이 발췌한 성경구절로 7악장의 레퀴엠을 만든 것이다. 종교적인 곡이나 전례곡이 아닌 이곡은 인간중심의 행복을 바탕으로 한 진혼곡 이라고 했다.
라틴어 레퀴엠의 어둡고 죄의 무거움과 용서의 비탄보다는 인간이 추구하는 인간의 행복과 안위가 신의 가호 속에 더 편안하고 희망적인 진혼곡임을 강조한다. 즉 크리스챠니즘 보다는 휴머니스트로서의 관점에서 쓴 곡이다.
애통하는 자도 죽은 자도 다 하느님 안에서 행복하고 복을 누릴 것이며 그것은 하느님이 우리의 희망이기 때문이라는 가사가 더 아름다운 내용 들이다. 바하의 퓨그부터 베토벤의 9번 심포니의 환희가 들리는가 하면 아주 로맨틱한 베르디가 보이기도한 과감한 음악적인 혁신이 있는 작품이다.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의 작품 속에는 그의 동료이자 스승 부부인 “슈만과 클라라”의 그림자가 항상 함께함을 보이는데 이곡의 제목을 ”A Human Requiem”으로 부쳤으나 슈만의 유고 중에 똑같은 제목의 레퀴엠 습작을 보고 자신의 작품제목을 ”A German Requiem” 으로 바꾸었을 정도로 슈만을 깊이 존경했다.
슈만의 죽음 후에도 그의 부인 클라라와 남겨진 아이들을 정성껏 돌봄은 널리 알려진 브람스가 베푼 사랑의 배려이다. 레퀴엠 곡도 4개의 손을 위한 피아노곡으로 어레인지해서 클라라와 함께 연주 하도록 했다.
가사로 쓴 성경구절은 마태오 복음의 진복 8단을 시작으로 시편 이사야서 묵시록 요한서 히브 등등에서 정리한 브람스의 유일한 레퀴엠이며 큰 개혁이기도 하다. SF Symphony의 존경받는 전 상임(1985-1995)지휘자 Herbert Blomstedt 은 고령의 지휘자이나 가장 신임 받는 지휘자로 연주의 질이나 연습의 완벽도가 보증수표처럼 입증된 멤버들이 선호하는 지휘자이다.
그의 바톤아래 브람스의 독일 진혼곡이 울려 퍼진 지난 2월21일의 데이비스 홀에서의 연주는 그야말로 천상의 음악이었다.
150명 정도의 코러스도 완벽한 화음과 천상의 조화를 이뤘고 오케스트라 소프라노 바리톤 솔로이스트가 최상의 연주로 SF Symphony 역대 음악회중에 가장 아름답고 감명 깊은 연주로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청중들의 끊임없이 계속된 박수와 환호는 진심으로 동감하는 가슴의 소리를 외치는 것과도 같았다. 영어로 불러도 제목은 “A German Requie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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