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국일보에서 ‘구두쇠 노인’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자동차 정비공과 백화점 경비원으로 일했던 미 버몬트주에 살던 로널드 리드가 평생을 지나칠 정도로 검소하고 가난하게 살면서도 주식투자로 모은 600만달러를 지역병원과 도서관에 기부하고 세상을 떠났다.
38세에 결혼해서 48세에 아내를 암으로 떠나보내고 자식도 없이 9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독신으로 지내온 로널드가 주식으로 재산을 형성해나가는 동안에 보여준 경건한 삶의 모습은 경외(敬畏)롭기까지 하다.
노인네가 돈 쓸 때가 어디 있겠느냐 하겠지만 신경세포가 살아있는 한 탐욕과 죄악을 반복하는 것이 인간의 모습이다. 옆에서 잔소리로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제지하는 아내도 없고, 삶의 본보기를 보여주어야 할 자식도 없어서 매우 자유분방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이었지만 탐욕이 판치고 황금만능주의와 출세가 절대가치인 이 세상에서 로널드는 그렇게 살다가 갔다.
만약 나에게 600만불이 주어진다면 나도 경건의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신약성경 갈라디아서 5장 22, 23절에서 사도 바울은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이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하며 참된 그리스도인에게서 나타나는 모습들을 열거했다.
로널드가 그리스도인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의 삶은 사랑으로 시작해서 그리스도인들이 지켜야 할 최고의 덕목인 절제된 삶을 살다가 사랑을 나눠주고 간 것이다. 헤어진 낡은 외투도 옷핀으로 꽂아 입었다는 그를 생각하며 옷장을 열어본다. 몇번 입지도 않은 새옷 같은 바지와 웃도리가 주렁주렁 걸려있다.
늘어난 뱃살 때문에 입지도 못하고 남 주기는 또 아까워서 ‘올해 식스팩을 만들어 반드시 입고야 말리라’ 비장한 각오를 반복한 것이 벌써 몇년째인가. 내 자신도 잘 모르는 나를 꾸짖어 주시는 분이 아직도 많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지난 시간들을 돌이켜보며 부끄러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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