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갔다 돌아와 부모와 살고있는 부메랑 친구들이 많다. 좋은 직장을 잡아 부모가 머무는 쪽으로 다시 오는 학생들도 있지만 좋은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1-2년간 제대로 된 첫 직장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기다리는 친구들도 꽤 많이 만나게 된다.
어느날 참하고 똑똑했던 미국 태생 중국 여학생이 나를 찾아왔다. 셀 수 없을 만큼 인터뷰를 했고 또 며칠후에도 인터뷰 일정이 잡혀있다고 했다. 미국식이면서도 너무 겸손해 자기 PR을 충분히 못한 채 인터뷰를 한 결과, 자신감이 뚝 떨어진 듯했다. 내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을 생각해 보라고, 그동안 인터뷰 다니며 알게 모르게 나아진 본인의 인터뷰 스킬을 생각해 보라고 하자 표정이 이내 밝아지며 말문을 열었다.
그 학생은 어떤 때 인터뷰하는 사람에게 뭔가 못마땅한 게 보이면 인터뷰 자체가 싫어진다고 했다. 내가 인터뷰 당한다는 생각이나 나보다 대단한 사람이 인터뷰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오히려 질문할 내용을 준비하고 물으면 어떻겠냐고 조언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터뷰하러 가는 회사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입수하는 게 좋을 거라고 말했다.
그 학생은 인터뷰 답변을 써보고 구두연습을 반복했지만 정작 회사에 대한 질문에는 특별한 임팩트를 주지 못한 것 같았다. 또 회사와 포지션이 본인에게 적합할 것 같아서, 회사의 좋은 평판 때문에 지원했다는 너무 광범위하고 평범한 답을 했다. 나는 그녀에게 회사와 포지션에 대한 사전 리서치를 상세히 해서 본인의 전공을 바탕으로 포지션에 적합한 부분을 잘 설명하면 좋은 것이라는 방향을 알려주었다. 인터뷰는 함께 일한 조직원의 직업관, 인생관 등을 피력하는 자리이다. 뻔한 대답보다는 자신의 특징을, 자신의 비전을 보여줘야 하는 자리이다. 결코 만만한 자리는 아니다.
물론 길게 나눈 대화는 아니었지만 본인이 질문에 대답을 하며 스스로 방향을 찾은 듯했다. 공부 잘하는 스마트와 스츠릿 스마트의 이롭고 불리한 점을 다시금 생각해본 기회가 됐다. 왠지 그날 이후 그 학생에게 인터뷰 또 하러간다는 말은 못 들을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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