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에 UC버클리에서 ‘freeing voice’라는 수업을 듣는다. 이 수업은 나의 목소리를 내는 수업으로, 대체로 무대에서의 발성이나 목소리를 자유롭게 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번주에 교수님께서 독특한 과제를 내주셨다. 6가지의 순서가 있는데, 처음엔 나의 생일과 태어난 곳을 말하고, 그 다음은 독백형식, 대화형식, 음악, 그리고 6개의 글자로 나의 감정이 최고조가 이르렀을 때를 표현하고 마지막엔 나의 현주소를 말하는 것이다.
감정의 최고조라……여러분은 언제 극도의 감정을 느꼈는가? 사실 두가지의 형태이다. 극도의 기쁨과 극도의 슬픔… 하지만 이 과제를 여태 참여한 학생들의 퍼포먼스를 보면 행복했던 기억보단 슬펐던 기억을 보여준다. 왜 그럴까? 왜 가장 슬펐던 순간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보다 기억에 남는 것일까?
내 생각에는 행복이 우리 너무 가까이에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하루하루 순간순간 우리에겐 행복한 순간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이 소소한 건 행복하다고 기억하지 않는 반면, 작은 아픔은 너무 크게 느끼고, 그 아픔으로 인해 힘들어한다.
아픔……물론 소중하다. 아픔은 어떤 면에서 그 사람의 개성을 만들고, 진로를 형성하며, 또한 그 사람을 독특한 매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세상과의 연결고리가 된다. 아파봐야 아픈 글을 쓰고, 아파봐야 아픈 사람을 직시하며, 아파봐야 아픈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보며,교수님의 프로젝트에 감탄했다. 학생들이 바로 예술이란 스펙트럼으로 그들의 아픔이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그 순간들을 보며 단점을 그냥 놔두면 그건 그야말로 단점이 되지만, 예술을 통해 나의 단점을 승화시킬 수 있다면 그 단점은 가장 소중한 연결점이 되는 것이다.
나를 아는 것. 나의 아픔을 아는 것. 그건 참 중요하다. 하지만 그건 나를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내가 어떻게 예술을 사랑하며, 예술을 통해 나를 보여준다고 하겠는가? ‘사람들에게 표현하지 못했던 아픔을 얘기함으로써, 본래 나의 목소리를 내며 나의 목소리를 찾자’라는 좋은 프로젝트인데….. 난 아직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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