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생, 알찬 인생, 우리가 만족할 만한 인생. 이런 삶을 꾸려나가고자 하는 노력에 지치고 우리 뜻대로 안되면 안달이 나려고 한다. 역사상 우리 만큼 많은 것을 누린 시대가 또 있었을까?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살아서 그런지 스타트업에서 성공하는 20대 젊은이들에 대해 많이 듣는다.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해가며 돈을 벌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들 하는 것 같다. 이 세상에 얼마 안되는 몇명의 청년들이 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역사상 남은 나머지의 우리만큼 충만한 인생을 누릴 수 있는지에 대한 근심이 컸을까? ‘대졸’ 이란 성과가 없으면 출세는 불가능할 것만 같고, 대학교까지 다다르게 된다면 돈을 생각하지 않고 전공을 고른다는 것이 요새는 참 힘들다. 개인 관심과는 상관없이 선택한 전공을 갖고 취직할 수 있는지 고려해봐야 한다. 또래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카페에서 알바 정도는 구할 수 있게끔 하는 전공이 있고, 일단 전공을 다 마치면 먹고 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분야가 있다. 만약 첫번째 그룹에 속한다면 당신은 초라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아니면 더한 오기를 갖고 ‘내 결정에 만족하리라’ 마음먹으며 그 전공을 무사히 마칠지도 모른다.
그 다음은? 당신과 똑같은 생각을 했던 수많은 사람들 사이 특출나지 않았다면 카페로 직행할 수도 있다. 그래도 ‘꿈’이란 건 있으니까, 일단 알바는 잠시만 돈을 벌 수 있도록 감수하는 일이라 치고 몇개월을 지낸다. 몇개월이 1년으로 변해갈 무렵 심정은 어떻게 달라져 버렸을까.
반면 반듯한 직장살이를 하면서 9시 – 5시 사이 회사 출근, 해야할 일, 회사 퇴근, 이렇게 습관 같은 생활을 반복하다 보면 하루하루가 똑같아지고,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직장살이를 하는 친구들과 대화하는 나도 궁금해진다. 지루하지 않으면 지쳤다. 밖에선 계속 하는 일에 대한 충만감을 느껴야 한다니까 우리도 계속 궁금해 한다. 이게 다인가?
많은 사람들에겐, 그리고 특히 우리 전의 시대에겐, 참 배부른 소리라는 거 안다. 하지만 우리가 자란 환경 속에서 ‘왜’라는 질문은 빠질 수 없게 되었다. 인생을 위기 속에서 생존적으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우리의 열정을 고려해 ‘잘’살 수 있는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졌다고 하니, 그 기대에 미치지 않는 삶을 꾸려야 하는 것도 또 다른 무게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