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23andMe에서 온 이메일 한통이 내 눈길을 끌었다. “Sweet or Salty?” 이렇게 물으면서 친절하게도 나는 유전적으로 짭짜름한 간식을 선호한다고 알려주고 있었다. 새로운 연구결과 메타볼리즘을 관장하는 FGF21유전자 안에 자리한 유전자 마커 하나가 간식의 기호를 결정한다는 것이 알려졌고 나처럼 GG유전자형을 지닌 경우는 달달한 간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로써 23andMe는 내가 알콜 분해인자가 둘이나 있어서 술을 비교적 잘 마실 수 있으며 갈색눈과 아주 약간의 곱슬머리를 가졌고 기억력이 좋은 편이라는 등의 시시콜콜한 사실들에 한가지 더 나에 관한 정보를 묻지도 않고는 추가해 놓게 되었다.
구글창립자 세르게이 브린의 아내로도 잘 알려진 앤 워지키가 세운 생명공학 회사인 23andMe는 몇년 전부터 단돈 99달러에 간단히 타액에서 체취한 DNA정보로 개인 유전정보 분석을해주면서 각종 질병에 관한 성향, 개인의 신체 성격적 특징, 그리고 혈연의 조상에 관한 막대한 양의 정보들을 제공해 주고있다.
나는 2013년 FDA가 건강과 질병관련 정보 금지령을 내리기 전에 서비스를 이용하여 각종 유전병에 관한 분석을 비롯한 삼만육천개가 넘는 유전자에 관해 33GB 넘는 데이터를 받았고 아직까지도 시시때때로 새로운 연구 결과를 통지받고 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본적이 충남인 나는 틀림없는 남방인종 출신이며 삼만년전에 멸종한 것으로 알려진 네안데르탈인의 DNA가 2.7% 정도 섞여 있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지역을 제외한 모든 현세 인류에게서 1-4% 정도의 네안데르탈인 DNA가 발견된다고 하니 흔히 케이브맨으로 묘사되는 네안데르탈인과 현세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사이에 교배가 있었을 것이라는 유전학적 증거인데 그동안 알려진 중론과는 상반되는 입장이다.
여하간 내안에 나도 모르는 케이브맨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니 사오만년전의 나의 조상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한국에서는 흔히 사주나 점집에 가서 나의 성품과 과거사를 잘 맞추어낸 역술인이 용하다고 추켜세운다.
나에게는 언제 어느곳에서나 23쌍의 염색체 지도를 보여주며 그안의 염기서열과 유전인자 분석으로 숨겨져 있던 인성과 성격을 설명해 주며 피의 근원을 따져가며 건강정보까지 전해주는 스마트폰이 최고의 밀레니움 바이오텍 역술가이자 상담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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