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UC버클리에서 안톤 체홉이라는 극작가 수업을 듣고 난 새로운 문학세계에 빠졌다. 안톤 체홉은 1860년대 의사이자 러시아 극작가로 셰익스피어와 비교되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을 읽고, 난 러시아 문학과 언어와 사상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연기를 하고 싶다는 꿈도 갖게 되었다.
내가 왜 그렇게 안톤 체홉에 집착할까? 그의 작품은 무언가 신비롭다. 그리고 그 짧은 소설안에 커더란 어떤 무언가가 웅크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정확히 설명할 수 없지만, 나이가 지긋하신 교수님께선 해주신 안톤체홉의 분석은 가히 놀라웠다. 그의 작품은 바로 인생을 닮았다는 것이다.
사실, 작품안에 ‘무언가’가 있다라고 평하는 건 부족하다. 안톤 체홉의작품은 사실주의계열의 작품이므로 이성적인 면이 있다. 무대구조가 세밀하고 극적인 행동과 무대환경적 요소가 모두 세밀하고 사실적이다. 그러나 무대와는 반대로 작품의 대사들은 사실주의를 뛰어넘는다. 극적 행동은 사실적으로 보이나, 모든 캐릭터들은 각자의 세계에 갇혀있다.
또한, 그의 작품속엔 한가지 이상의 장르가 섞여있다. 1. 표현주의적 요소: 세 자매의 후반 부 뚜젠바흐가 죽음을 직감하는 장면에서 무대뒤에서 흔들리는 자작나무의 흐느적거림. 2. 낭만주의 적 요소: 갈매기 뜨레고린의 사랑 3.부조리극 요소: 세 자매 마지막 세 자매의 대사. 모든 캐릭터들은 고립되어 자신의 말만 한다. 4. 서사극적 요소: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극적행동의 불일치, 기묘하게 끼어드는 무대환경적인 요소들이 있다. 이런 묘한 매력들이 한 작품안에 섞여 있어, 나는 헤어나올 수가 없다. 그것은 마치 커피같다. 살짝 씁쓸하면서도 달콤하고, 또 어떤 날은 감미로우면서도 텁텁하다. 한 단어로는 표현되지 않는 그 혼재되어 있는 맛. 그의 작품 또한 모호하며, 감각적이다.
그 순간, 나는 교수님이 한 말씀을 이해했다. 그의 작품은 인생을 담고 있다고……우리 사회의 부조리함, 통찰, 언제나 빗나가는 예측, 서로 말은 하고 있지만 소통이 가능하지 않은 인간관계…..그의 작품이 최고라고 사람들에게 일컬어지는 이유는 바로…. 그의 예술이 인생을 닮은 예술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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