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센젠 중심 수백업체 난립… 일부 제품서 유해물질 검출
▶ 올 3억개 이상 미·유럽 수출 전망... 미 식품의약국 규제방안 마련 착수
<센젠, 중국>
화학약품이 끓고 있는 어두컴컴한 작업실에서 공장노동자들이 스테인레스 스틸 막대를 잘라 얇은 튜브 케이싱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이것은 전자담배에 아주 중요한 부품이다. 스코라이트라는 이름의 이 회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펜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들던 작은 업체였다. 하지만 현재는 전 세계 전자담배의 90%를 생산하는 이 지역의 거대한 체인의 일부가 되었다. 하지만 이 체인은 거의 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
올 한해 중국 업체들은 3억개 이상의 전자담배를 미국과 유럽으로 수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제품들은 월마트와 세븐-일레븐, 그리고 주유소 등에서 팔리게 된다. 전자담배는 특히 젊은 층 사이에 인기가 높다. 그러나 중국의 수백개 전자담배 제조업체들은 당국의 감독을 거의 받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런 감독 부재가 일부 전자담배들에서 검출된 중금속과 발암물질, 그리고 납과 아연 등 위험물질들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어떤 연구에서는 전자담배의 연기 속 유해 니켈과 크롬 양이 전통 담배연기보다 4배까지 많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리튬 이온 배터리가 과열되면서 폭발해 화상을 입은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보스턴 의대 폐전문의 애브럼 스피라는 “전자담배가 무엇으로 만들어지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제조과정은 이것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가 센젠 전자담배 제조업체들의 공정을 조사해 본 결과 많은 업체들은 합법적으로 영업하면서 퀄리티 컨트롤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일부 싸구려 제품 제조업체들은 안전검사 장비를 갖추지 못했거나 기존 제품의 짝퉁들을 생산하고 있었다.
중국의 전자담배 제조업은 완구류와 의류, 스마트폰 등과는 다른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이 제품들은 글로벌 브랜드들의 주문에 의해 제조되고 이들의 감독을 받아왔지만 전자담배의 경우에는 중국이 원조이기 때문에 아무런 감독과 규제가 없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이 전자담배 규제안을 마련 중이며 그럴 경우 이것은 중국 등 다른 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기준과 규정을 만드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중국 업체들은 새로운 규제가 마련되기 전에 돈을 벌고 시장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계산에 생산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하이에 소재한 중국의 대표적인 담배향 회사인 후아바오 인터내셔널의 부사장이자 중국 전자담배 시장 전문가인 재키 주앙은 “담배업계는 대단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조속히 규제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바오안이라 불리는 센젠 북서쪽 5평방마일 구역에만 600개 이사의 전자담배 제조업체들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튜브 케이싱, 히팅 코일, 리튬 이온 배터리 같은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도 부지기수이다. 센젠 제조업체에서 5만개의 메탈 케이싱이 필요할 경우 로컬 업체는 2만5,000달러 비용에 이를 수 시간 내에 배달해 준다.
짝퉁 제조업체들과 달리 센젠의 대형 제조업체들은 비교적 투명하게 운영된다. 중국 전자담배는 지난 2004년 한 리라는 약사가 발명해 자신의 업체인 베이징 루얀을 통해 판매하면서 퍼지기 시작했다. 다른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2009년 전자담배가 미국과 유럽에 인기를 끌면서 더욱 많은 제조업체들이 생겨났다.
이런 붐을 타고 중국은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들을 계속 만들어냈다. 그 과정에서 중국정부는 업계 발전이나 규제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일부 중국 전자담배 업체들은 미 식품의약국 규제에 앞서 발 빠른 대응을 하고 있다. 센젠에 여러 개의 생산 공장을 갖고 있는 종업원 6,000명의 중국 최대 전자담배업체 퍼스트 유니언은 유리로 감싼 먼지 없는 공간을 만들어 전자담배를 생산하고 있다. 거의 제약회사 실험실 수준이다.
퍼스트 유니언과 이 회사의 라이벌인 센젠 인근 휘주 소재 킴리는 가장 많이 팔리는 전자담배들을 생산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그러나 업체들은 긴 역사를 갖고 있지 않다. 최근 미국에서 기업공개를 한 킴리의 창업자는 무선 전화기 같은 소비자 가전제품 생산으로 시작했다.
퍼스트 유니언도 2006년 전자담배로 전환하기 전에는 실리카 젤 브래지어와 체중감량 벨트 등을 생산하는 업체였다. 퍼스트 유니언의 서니 슈 회장은 “우리는 의료기기 생산업체들과 같은 수준의 품질 관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담배업체들도 중국내에서 전자담배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엄격한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필리 모리스에서 이름을 바꾼 알트리아는 마크텐이라는 전자담배를 판매하고 있다. 알트리아는 중국에서 뉴 마크라는 전자담배 생산 자회사를 만들어 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군소업체들은 그렇지 못하다. 이들은 전자담배 생산에 필요한 부품들을 구입한 후 저숙련 노동자들을 고용해 조립한 이를 판매한다. 고급 전자담배를 생산하는 대기업인 조이텍의 창업자 프랭크 퀴는 “전자담배 제조는 큰 자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것이 업체들의 난립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생산된 전자담배를 피워보면서 문제점을 찾아내는 검사원들을 고용하고 있다. 그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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