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LA컨벤션센터에서 처음으로 한인회사와 단체가 주최하는 잡페어(Job Fair)에 참여해 인터뷰를 했다. 아주 짧은 인터뷰였지만 6,000여명의 대학생, 대학원생, 30-40대까지 직장을 찾는 이들이 부스들을 거쳐갔다. 이날 잡페어는 내가 보통 참여하던 외국회사들과 다른 취업박람회였다.
그중 내 사업과 연관된 클라이언트 회사들이 꼭 채용했으면 할 정도로 탐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회사가 시민권자만 채용할 수 있다거나 영어가 완벽해야 한다거나 하는 조건에 걸려 두번째 인터뷰까지 이어지지 않은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두번째 인터뷰까지 이어질 수 없던 대부분의 이유는 국적이나 언어의 완벽성, 학교 성적이나 능력을 떠나, 변화와 모험을 두려워하며 안정을 기하려는 태도 때문이었다. 요즘같이 변화가 빠르고 여러 테스크를 동시에 해야 하는 때에 졸업을 앞둔 젊은 학생들이 변화와 모험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새로운 것을 배울 의향이 있다고 써놓고 새로운 분야의 포지션이나 창업이 두렵다고 하면 조금 실망스런 일이다. 실패도 패기있게 해볼 만한 나이인데,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창창한 나이인데 졸업생들은 변화와 모험을 두려워했다.
그러다 보니 거의 일년이 다되도록 직장이나 인턴쉽을 찾는 경우가 허다했다. 전공 말고는 다른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없다면서 다른 포지션으로 이력서를 보낼 생각도 안해봤다고 했다.
물질만능사회에 살다보니 지금 누리던 것들을 못누릴까봐, 다른 분야에 적응하려다가 안정된 생활이 안될까, 좋은 포지션이 아니면 남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등을 염려하는 학생들을 보며 안타까웠다. 학교를 떠나 이제 사회의 문에 들어서는 학생들이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아쉬웠다.
어찌 보면 이는 우리 어른, 교육자, 직장, 사회의 책임인 듯하다. 그 자리에서 어느 회사, 어느 포지션 상관없이 뛰어들어 배울 의향이 있다며 이력서를 내밀었다면 두번째 인터뷰가 가능할 수 있었다. 변화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돌뿌리에 넘어지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한동안 인정을 못 받을 수도 있겠지만 몇년후 모습은 현격히 달라져 있을 것이다. 해냈다는 자신감과 자기성취에 만족할 것은 분명하며 누구보다도 당당한 자신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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