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먹는 장사가 최고’

LA 인근의 신장개업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오랜 경기불황 탓에 한동안 잇단 폐점으로 시름하던 한인타운에 경기 회복세와 더불어 새로운 식당 오픈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한인타운뿐 아니라 다운타운과 베벌리힐스, 오렌지카운티까지 신규 식당개업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업종도 다양하다. 몇년 전만해도 새로 오픈하는 식당은 ‘코리안 바비큐’ 열풍으로 고기집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한식과 더불어 중식과 일식집 개업도 두드러진다. 맛과 인기를 검증받은 한국 발 프랜차이즈 업소와 젊은 층을 겨냥한 트렌디한 식당들도 눈에 띈다.

최근 6개월 사이 새롭게 영업을 시작한 식당들은 미주스시, 교동짬뽕, 슬러핑라면바, 땡큐포, 부천 뼈다귀감자탕, 누들홀릭, 조폭 떡볶이, ‘미스터 보쌈&치즈등갈비’, 샨, MK 바비큐 등 최소 10곳. 여기에 더 백하우스 등 오픈을 기다리고 있는 곳들도 여럿 된다.

특히 이들 중 대다수는 기존 식당자리를 인수해 초기 투자비용을 절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문을 닫은 식당을 인수하면 재정적 부담을 크게 덜고 영업에 나설 수 있어, 식당사업 도전 문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성박사 스시가 있던 올림픽과 유니언 자리에 지난해 11월 새롭게 문을 연 ‘미주스시’는 기존 일식당 위치라는 이미지에 수준 높은 런치 스페셜과 프라이빗 룸 등 고품격 서비스를 더해 초반 고객몰이에 성공을 거뒀다.

올해 1월에 문을 연 8가와 옥스포드의 ‘땡큐포’ 역시 여러 식당이 거친 자리를 택해 문을 열었다. 김정운 사장은 “요식업계에 오래 종사했지만, 식당 오픈은 처음인데, 장비가 다 마련되어 있어서 비교적 쉽게 오픈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력 메뉴를 바꿔 새로운 식당으로 탈바꿈해 신장개업 효과를 낸 곳도 있다. 버몬트와 7가의 구이 일번지는 최근 바비큐 전문점에서 감자탕 전문점으로 업종을 변경하고 ‘부천 뼈다귀감자탕’으로 새 간판을 내걸었다. 이 식당은 개업기념으로 감자탕을 주문하면 보쌈을 무료로 제공하면서 고객몰이에 톡톡한 효과를 봤다. 업소 관계자는 “고기 값이 너무 올라 마진을 맞추기 힘들었던 와중에 감자탕이 맛있다는 손님의 조언을 참고해 업종을 변경했는데,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개업기념으로 한 달만 진행하려던 보쌈 서비스는 손님들의 호응과 요청이 뜨거워 연장 진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한국 유명 프랜차이즈인 ‘홍대 조폭 떡볶이’, 치즈등갈비라는 신선한 메뉴를 내세운 ‘미스터보쌈&치즈등갈비’ 신 개념 라면바 컨셉인 ‘슬러핑 라면바’ 등은 톡톡 튀는 트렌디함으로 타운에 활력을 더한 것은 물론, 젊은층의 관심을 얻는데도 성공했다.

한국에서 ‘전국 5대 짬뽕’으로 유명세를 얻은 교동짬뽕은 최근 한인타운 시티센터 푸드코트 내에 입성, 이름을 알리고 있다.

베벌리힐스의 퓨전 일식점 샨, 라하브라의 MK 바비큐, 애나하임힐스에서 한국식 자장면과 짬뽕을 판매하는 사이노 퓨전 등은 외각 지역에서 신규 업소로 선전을 거두고 있다.

한인음식업연합회 왕덕정 회장은 “한인타운 체감경기는 아직 회복 수준이라고 말하긴 어렵다”며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에 소위 ‘대박’업소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눈에 띄어야 하고, 고객을 꾸준히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하는 차별화 전략이 필수”라고 말했다.

<박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