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남수 목사/ 산호세 행복연구원
지난 2월 26일(2015)자 한국일보 종교란에 고우 스님 등 18명의 법문을 모은 마음 공부 새책 ‘밥값 했는가’가 소개 되었었다. 아직 사서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독특했던 책제목에 내 마음이 끌렸고 인생과 값과 연결된 몇 가지 말이 연상되어 떠 올라와 나를 더 깊이 생각하게 했다. 우리의 어린 시절 가난 속에서 끼니를 제대로 먹지 못했던 때에 밥을 얻기 위해서 필사의 노력을 해야 했던 부모님들은 ‘밥 값’과 삶의 충실됨을 연결시켜 자녀들을 훈계하곤 했다. ‘밥 값을 하라’는 것은 “열심히 공부하라”든지 기타 “자식의 도리를 다하라”는 말이었다.
우리의 인생을 육신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은 먹기 위해서 살고, 그 먹이를 얻기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며, 그것이 해결된 후에 여러 가지 값있는 일들을 하게 된다. 그러니 우리가 하는 많은 일들은 ‘밥 값’을 하는 일이 될 것이다. 같은 밥을 먹으면서도, 큰일을 하여 다른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사람은 ‘밥 값’을 제대로 한 사람이요, 무위도식하는 실업자는 ‘밥 값’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일 것이다.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인들을 훈계하면서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살후 3:10)고 명하면서 ‘밥 값’을 하라고 강조했다.
사람은 또 태어나서부터 유아기, 어린이 시절, 사춘기 등을 거치며 어른이 되는 되는 등, 자람에 따라서 나이를 먹어간다. 그러면서 어른들은 그 시기 시기에 합당한 사명을 다하는 것을, ‘나이 값’을 다하는 것으로 표현했다. ‘밥 값’이 실제 존재하는 밥에 값을 매겼다면, ‘나이 값’은 추상적인 세월(시기)에 값을 매겼다는 차이점이 있어 흥미롭다. 이것은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삶의 과정을 거치며 성장할 때, 그때 그때 해야 할 마땅한 성장을 전제로 한다.
심리학자들 가운데 에릭 에릭슨(Erik H. Erikson)은 인간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발달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잘 구분해 놓았다. 그는 첫째 신뢰와 불신이 형성되는 시기(출생-1살), 둘째 자율이냐 수치.의심(1-3살), 셋째 솔선수범이냐 죄의식(3-5살), 넷째 열심이냐 열등감(6-11살), 다섯째 아이덴티티를 찾느냐 역할 혼돈(12-18살), 친밀함(이성 관계)이냐 고립됨(18-35살), 자신의 범위 확대(자신 넘어서, 다음 세대까지)냐 자신 몰입(35-55살), 끝으로 인간의 고결성이냐 절망이냐(성숙되는 노년기에서 죽음까지)하는 마지막 단계로 잘 구분해 놓았다. 각 시기마다 긍정적 요소가 잘 형성되는 것이 ‘나이 값’을 잘하는 것이 될 것이다. 내 상담 경험으로 보면, 심리적 행동적 문제의 대부분은 사람이 자라면서 그 때 그 때 해야 될 충분한 성장을 하지 못하고 다음 단계로 뛰어 넘거나, 성장이 연기된 상태에서 발생하는 것들이었다. ‘나이 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살았기 때문인 것이다.
신앙 성장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 성장의 과정에 따른 충분한 성장이 필요하다. 그렇지 못해, 신학적 해석(멜기세덱)에 대해 어려움을 겪는, ‘나이 값’을 못하는 늦둥이 신자들을 히브리서 기자는 “너희가 마땅히 선생이 될 터인데 너희가 다시 하나님의 말씀의 초보가 무엇인지 누구에게 가르침을 받아야 할 것이니 젖이나 먹고 단단한 식물을 못 먹는 자가 되었도다(히 5:12)”고 책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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