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행운의 숫자는 몇 번인가? 행운이란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마치 행운의 여신 티케가 나를 보호해주는 듯한 기분좋은 운수를 뜻한다. 나의 행운의 번호는 초등학교 첫 입학식과 관련이 있다.
유치원생에서 초등학생으로 되는 전날 밤이 마치 인류가 진립보행 단계로 진화되는 역사적인 순간처럼 기억되고있다.
낯선 환경에 대한 기대와 긴장감으로 기나긴 밤을 뒤척이던 입학 전날 밤. 두려움을 안고서도 당차게 교실로 걸어들어가던 등교 첫날. 맑은 햇살이 교실을 비출 때, 이 세상에는 단 한 사람만 존재한다는 듯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선생님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한 꼬마아이.
이 모든 순간이 처음으로 다가올 때, 5반이라고 주어진 첫 교실은 내게 행운의 숫자가 되기에 충분했다. 허나 내가 행운이라 믿는 그 신비한 숫자는 사실 처음이라는 환경이 만들어낸 긴장과 떨림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후로 나는 행운이 다가오는 느낌을 처음에 맛보는 설렘과 긴장이 합쳐진 두근거림으로 동일시 했다. 두려움을 두근거림으로 맞바꾸며 그 떨림을 행운이 다가오는 울림으로 스스로 인지한 것이다.
그러자 나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서슴지않을 수 있었으며 현재 마주한 상황을 즐기며 첫 순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스릴넘치는 달콤한 맛에 중독되어갔다.
떨림을 행운의 소리로 인지했기에 처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사용 할 수 있었으며, 처음이라는 그 사실에 위로받기도 했다. “처음이니까,” 라는 말로 실수가 너그럽게 용서되므로 실패가 두렵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머릿속에서 둥둥 떠다니던 생각들이 하나의 글로 기록이 되는 이 순간 역시 내게는 입학 첫날과 비슷하며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이다.
글을 통해 나를 표현하고 다른사람과 소통을 시작하는 첫 도전이 조심스럽고 두렵기도 하지만 긴장되는 두근거림을 행운의 소리로 인지하기에 시작할 수 있었다.
이 글의 제목은 “나의 처음”이지만 사실 이 말은 “나의 행운”과 동일하다. 처음에 느끼는 “떨림”을 행운이 다가오는 “울림”으로 믿는다면 나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도전 앞에서 멈칫하며 무겁게만 느껴지던 발걸음을 한 발짝 가볍게 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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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양유진씨는 현재 UC 버클리에서 Social Welfare을 전공하고 있으며 자신만의 기준과 가치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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