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 의미의 가족개념이 붕괴되면서 80년대 이후로 급속히 증가한 핵가족화 현상이 독거노인 증가라는 사회문제로 부메랑처럼 돌아오고 있다. 워싱턴 한인사회에도 70~80년대 이민을 통해 초창기 발전의 원동력이 됐던 1세대 한인들 대부분이 70대 이상의 노년층으로 접어들면서 한인 독거노인들의 수가 크게 늘고 있다. 그러나 정부지원을 바탕으로 한 사설 간병 서비스 이외에는 독거노인에 대한 별다른 사회적 지원이 존재하고 있지 않아 관심과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워싱턴 1,000여명 추산
자식 보살핌 기대하다가
우울증 빠지는 경우 많아
전국적으로 3만명 추정
향후 급증예상 문제 심각
현재 미국내 거주중인 65세 이상 노년층인구는 약 4,300만명으로 이중 22%인 946만명 정도가 독거노인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내 각종 기관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에 따른 독거노인 증가로 인해 각종 관련 사회문제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대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한편 연방센서스국의 2013년자료에 따르면 미주한인인구 177만명 중 65세 이상의 노년층 비율은 전체 10%에 달하는 18만명이다. 이같은 숫자는 10년전 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이들 중 17%에 달하는 약 3만명은 독거노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 지역의 봉사기관중 지역 한인 독거노인의 대략적인 숫자와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봉사단체는 전무한 실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독거노인 증가에 대한 문제점과 대책마련에 대한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재정문제와 인력부족 등의 문제로 특별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워싱턴 일원에서 가장 큰 A봉사단체의 경우에도 “지난해까지 독거노인 방문 서비스가 존재했지만 담당자가 타주로 이사가는 바람에 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자식들에게 부담이 되기 싫다고 60대부터 자립한 노년층은 1990년 이후로 크게 늘었다. 의료기술 발달로 수명이 크게 늘었으나 고독함, 경제적 어려움을 직면한 상태로 빈곤층으로 전락해 혼자서 우울한 말년을 보내는 노인들의 숫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한인노인 봉사 단체의 상담가들은 “독거노인들의 우울증 문제는 자살로 이어지기 쉽다”며 “자살하는 노인들의 90%가 외로움에서 비롯된 우울증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1세 한인 노인들은 자식들의 보살핌을 기대하나 실망하게 되고 이로 인해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전국적으로 지난해 한인가정상담소를 찾은 노인 중 절반이 우울증 상담을 의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대두되는 문제는 앞으로도 독거노인은 크게 늘어날 처지에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인구통계 자료를 보면 2012년 기준 45∼63세 인구 가운데 3분의 1이 이미 ‘예비 독거노인’이라 할 수 있는 ‘싱글 상태’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는 1980년대와 비교해 50%가량 늘어난 규모다. 게다가 40∼44세 여성 가운데 19% 정도는 자녀가 없는 상태다. 1980년대에는 자녀가 없는 여성의 비율이 19%에 그쳤다.
이들이 65세 이상 인구로 편입되면 대부분 독거노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독거노인 급증세는 피할 수 없게 된다. <박세용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