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년 전만 해도 카톡이 무엇인지 몰랐다. 한국에서 다니러 온 막내딸이 핸드폰을 두손으로 움켜쥐고 나하고 말 길게 할 사이도 없이 번개처럼 빠르게 계속 타이핑을 해대는 걸 보고 아마 업무가 굉장히 바쁜가 보다 생각했다.
큰 사위가 지난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삼성 태블릿을 사주는 바람에 카톡을 알게 된 나는 마치 에디슨이 전기를 발명해서 온세상이 밝아진 것처럼 카맹을 탈출해서 세상 정보에 밝아지게 됐다 아직도 내 또래에 카톡을 하는 인구는 얼마되지 않는다.
세상 정보에 눈뜬 내가 아무리 권해도, 이걸 모르면 시골 외지에 혼자 사는 것처럼 캄캄 절벽세상이라고 속이 터져라고 설득을 해도 이대로 편하게 살겠다고 끄덕도 하지 않는다.
옛날 조선말 사람들이 어떻게 상투를 자르고 살겠냐는 식이다. 젊은이들과 자녀들이 날마다 보내주는 카톡은 인터넷보다 훨씬 쉽게 더 넓게 세상과 지식 정보를 빠르게 전달해준다.
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져 한국에 가야만 만날 수 있고 만나도 잠시 얼굴보고 말던 형제 친척 친구들과 마주앉아 있는 것처럼 아무 부담없이 한없는 대화를 할 수 있으니 어찌 이런 세상이 왔단 말인가. 그리고 나의 한계로는 볼 수 없는 음악회, 서커스, 마술, 희귀한 꽃들, 미술품, 발레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세상 구석구석으로 데리고 다닌다.
자기가 짓지 아니한 멋진 시들도 마치 자기가 지은 것처럼 전달을 통해 사랑의 고백, 우정의 고백을 마음껏 할 수 있다.
설날이면 복주머니, 보름날이면 보름달, 어버이날이면 꽃바구니, 생일날이면 생일카드 등 무궁무진이다. 제일 신나는 것은 그릅카톡이다.
가족끼리 형제끼리 온세상에 흩어져 살고 있지만 안방 아랫목에 모여 앉아 발 모은 위에 담요 덥고 이야기꽃을 피우는 것과 같다. 최신식 줄임말에다 상상도 못할 적절하고 기발한 이모티콘 하나씩 가미해가며 하는 이 재미는 뼛속까지 웃기는 별나라 행복이다.
전에는 손자 손녀 생일선물 보낼 때 대충 알아서 보내던 것이 카톡으로 대충 설명된 것들을 백화점에서 몇개씩 사진찍어 보내면 일분도 안돼서 당첨된 것이 되돌아온다.
한국에서 미국 상품 몇분도 안돼서 결정하고 사서 보내는 세상… 태블릿 일년만에 갤럭시 S5로 바꾼다는 막내딸이 하던 것처럼 두손으로 움켜쥐고 느리지만 독수리 타법으로 하고 싶은 말 다 찍어가며 산다. 요새는 하루가 “카톡왔어”로 시작해서 “카톡왔어”로 마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