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라스트(James Last)는 독일의 대중 음악가로서 지난 6월9일 86세를 일기로 영면했다. 제임스 라스트 음악의 특징은 브라스 밴드를 기조로 하여 현악기와 보컬들과의 하모니를 절묘하게 이루는, 경쾌하면서도 로맨틱하고, 스펙터클하면서도 가슴을 저미게 하는 사랑이 가득 담긴 섬세하고 화려한 편곡과 연주에 있었다.
내가 제임스 라스트의 음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오래전 젊은 시절 영국에서 거주할 때였는데, 그때는 경쾌하고도 아름다운 음악 정도로 여겼다. 그의 음악이 진심으로 나의 마음에 와 닿아 큰 감동과 위안을 주기 시작한 것은 나의 큰 아이가 미국 유수의 대기업에서 근무하다가 갑작스런 병으로 인해 늙은 아비를 두고 혼자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후 부터였다.
나는 미칠 듯이 보고 싶은 아들에 대한 연민이 주는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잊기 위해 나의 서재에서 내가 좋아하는 제임스 라스트의 음악을 들었다. 나는 그의 트럼펫 연주곡들을 특히 좋아했다. 왜냐하면 많은 트럼펫 연주곡들을 들어 보았지만 제임스 라스트의 연주만큼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나는 제임스 라스트와 함께한 시간들을 그리워하며 그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떠나보낸다. 그를 보내면서 슬픈 삶에 대한 프로이드의 진솔한 말을 생각해 본다. “삶은 상처와 함께, 상처로부터 시작된다. 인간의 무의식 속에는 태어나기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려는 충동이, 우리 안에 우리도 모르는 무의식이 존재한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슬픈 존재일까. 슬픔이 인간이 느끼는 가장 근원적인 이유도 여기 있는 것일까. 제임스 라스트. 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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