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도림, 신라 최치원, 백제 개로왕
중국역사 문헌에는 고대 중국 요(堯)나라에서 바둑이 처음 출현하였다는 기록이 나온다. 바둑을 천체 관측과 별자리의 변화로 만들었다는 천체도구설(天體道具說), 주역과 음양오행의 변화로 바둑을 만들었다는 하도락서설(河圖洛書說) 등이 기록에 남아 있지만 요 임금이 부인 산의(散宜)를 맞아 단주(丹朱)를 낳았으나 장성하도록 우매하므로 선인 포이(浦伊)로 하여 단주에게 바둑을 가르치며 천지의 이치를 깨우치게 하였다는 설이 가장 정설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은 고조선시대에 중국의 기자가 고조선으로 건너오면서 자연스럽게 중국문화를 받아들이게 되었고 바둑도 그 당시에 전래되었다고 전한다.
문헌상으로는 김부식의 ‘삼국사기’에서 고구려의 바둑고수 도림(道琳)이 백제의 개로왕과 대국을 하였다는 기록과 신라 34대왕인 효성왕이 신하인 신충과 바둑을 두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신라 48대 경문왕 시절 대문장가인 최치원(崔致遠)이 바둑에 능통하였다고 전해진다.
-바둑기보(棋譜)와 기력(棋力)
하지만 당시 역사속의 인물들의 기력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알 길이 없다. 당시의 바둑기보가 문헌으로 전래되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이런저런 당시 상황으로 추측할 뿐이다.
문헌이나 기록상으로는 일본보다도 훨씬 앞서지만 실전기보가 전래 되지 않아 무어라 기력에 대해서 얘기할 수가 없다.
바둑에서 제일 오래된 실전 기보는 서기 196년 중국 삼국시대에 오(吳)나라의 장수 손책(孫策)과 부하장수 여범(呂範)이 두었다는 기보가 있다. 북송(北宋) 말기에 편찬되었다는 바둑 고전집 망우청락집(忘憂靑樂集)에 실려 있다. 이로 비추어 보아 당시 중국 바둑 기력이 상당하였으며 당(唐)나라 송나라 시대에도 바둑이 매우 융성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현존하는 최고의 기보는 이조 말기 갑신정변의 주역 김옥균(金玉均)이 일본으로 망명하여 1886년 일본 당대의 혼인보 바둑 명인 슈사이(秀榮)와 6점 접바둑으로 대국한 기보가 남아있다. 이 또한 일본인 바둑연구가인 안영이가 1992년 기록을 발견하여 한국으로 보내온 것이다.
신문에 바둑한담이 나간 후 심심치 않게 이메일로 문의가 들어온다. 어느 정도 바둑은 둘 줄 아는데 바둑실력이 향상되지 않는다는 질문이다.
바둑책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포석, 정석, 중반전투, 끝내기 등 책만으로는 고착화된 정석이나 끝내기로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수읽기를 따라갈 수가 없다. 매수마다 변화되는 다음 응수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좀 더 한 차원 높은 경지로 들어가려면 역대 바둑명인들의 기보를 보면서 연구하고
한 단계 높은 기리를 터득하는 길밖에 없다.
-바둑국수(國手) 이순신 장군
고려시대 때에는 석학 문장가인 이규보, 선죽교의 전설 정몽주, 이색 등 당대의 문인 선비들이 바둑을 잘 두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이조시대로 와서는 세조의 권신이었던 신숙주, 문장가 서거정, 선조시대 ‘징비록’의 저자 류성룡과 무인으로는 임진왜란의 성웅 이순신 장군이 바둑을 잘 두었다고 전해진다.
바둑은 수담(手談)이라고 한다. 명인들의 기보를 보면 높은 기력과 인품을 동시에 읽을 수가 있다.
비록 실전기보는 없지만, 임진왜란 당시 기록을 보면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에서 보여준 전술을 읽을 수 있다. 아군 12척의 배로 왜군 133척의 전함을 격파시킨 살신성인의 전략과 전술은 바둑수로 말하면 입신(入神)의 경지에 가까운 수(手)로 한판의 바둑을 두었다고 가정한다면 그 어느 누구도 감히 따라가지 못할 높은 경지에 이르렀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감히 말한다. 이조시대의 바둑 국수는 성웅 이순신 장군이었다고.
choi1581@daum.net
바둑용어
기보(棋譜)- 바둑 둔 내용과 설명을 기록한 문헌.
수담(手談)- 바둑 두는 것으로 말을 나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