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천 하이리크 하우스 박물관 Christian Heurich House museum
건물 전경(위). 건물 복도. 리빙룸, 다이닝룸과 응접실이 통하게 만든 빅토리안 식이다(왼쪽 아래). 지하에 있는 친구들과 맥주 마시던 방이다. 피치 병들이 꽤나 있었다.
‘세련된’듀퐁서클 인근에 우뚝솟은 100년전 빅토리아풍 고택
듀퐁 서클의 역사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북서(NW)에 듀퐁 서클(Du Pont Circle)이란 곳이 있다. 이 워싱턴 시가지를 설계한 샤르르 랑팡(Charles L’Enfant)이 이곳에서 다섯이나 길이 갈라지게 설계하였다. 매사추세츠, 코네티컷, 뉴 햄프셔, P스트릿, 19가가 그것이다. 그러나 초기에는 벽돌 공장, 도축장 같은 것들이 산재했던 한적한 곳이었다. 그러다가 남북 전쟁이 일어나고 워싱턴에 폭발적으로 인구가 늘어감에 따라 이곳이 각광을 받게 된다. 1870년 알렉산더 쉐퍼드(Alexander ‘boss’ Shepherd)가 이곳을 개발하였고, 1882년 의회에서 이곳을 ‘듀퐁 서클’이라는 이름을 지니도록 의결하였다. 이곳 개발에 많은 공헌을 한 듀퐁이란 가족의 이름을 따서 말이다. 그러나 총포 화약을 제조하고 판매로 미국 최고의 부자 중의 하나인 그 유명한 듀퐁 가족과는 연관이 없는 듯하다. 그리고 1920년 헨리 베이콘 다니엘 체스터 두 사람이 두 사람이 분수대를 만들어서 워싱턴의 명물이 되어 있다.
‘나 게이입니다’거의 20년 전이지만 내 회사에 미시간 주 한 시골에서 온 버트라는 젊은 친구를 채용한 적이 있었다. 어떤 토요일 오전이었는데 그곳에 내가 취급하는 물건을 파는 가게들이 많은 곳이니 시장 개척 차원에서 나보고 꼭 같이 가자고 해서 이 듀퐁 서클을 간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녀석은 다른 속셈이 있었다. 바로 그 날이 듀퐁 서클 바로 옆 P 스트릿과 22가에서 시작해서 포토맥 강 방향으로 길을 따라 게이(Gay)들이 퍼레이드 하는 날이었고, 그 녀석이 ‘나 게이 입니다’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에게 실토하려고 했던 것 같다. 아주 오래된 과거이지만 패션 의류사업, 게이, 에이즈 병으로 연상되는 사업상에 아주 나쁜 경험이었다. 나의 차가운 태도를 느꼈는지 그 버트라는 녀석은 회사를 그만 두었고, 나는 공연히 듀퐁 서클이 싫어서 발걸음이 없었다. 어쩌다가 지나가면서 점점 고급 식당, 카페 등 번화한 모습을 보기는 했어도 말이다.
맥주 양조장?그러다가 스미소니언박물관 연재를 끝내고 유로 또는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박물관을 찾던 중 크리스천 하이리크 집 박물관이란 이름 밑에 양조장 성(Brewer’s castle)이란 부제목이 붙어있어 그곳을 찾기로 하고 주소를 보니 바로 듀퐁 서클 부근이었다. 실로 아주 오랜만에 이곳의 땅을 밟아 보게 된 것이다. 그런데 속된 말로 ‘번지를 잘못 찾았다’이었다. 이곳은 맥주 양조장과는 무관한 곳이었다. 단지 독일의 아주 작은 시골 하이네라는 곳에서 1842년 탄생한 크리스천 하이리크가 19살 맥주 전공 공부를 끝내고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등의 맥주 공장들을 2년간 두루 살피며 인턴 노릇을 하다가, 누이가 사는 볼티모어에 왔고, 미국의 오하이오 등지를 배우며 다니다가 1872 년 이곳 워싱턴에서 맥주 공장을 시작하여 크게 성공하여 거부가 되었고, 그래서 독일사람 취향의 빅토리아풍의 집을 당시로서는 크기나 실내 장식에 있어서 최고의 집(城)이라할 집을 지은 것일 뿐이다.
주 3회 예약 입장 이 집은 소위 워싱턴역사협회(Columbia Historical Society)에서 그 역사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보존하도록 인증을 받은 건물이다. 건물 방문은 목, 금, 토 3일에 3회 예약을 받고 입장하면 1시간 가이드가 설명을 하는데, 내가 참여한 토요일 첫 11시30분 팀에는 워싱턴 지역 사람은 나와 황 사진작가뿐이었고, 그리고 필라델피아, 텍사스 등에서 와서 모두 8명이었다. 처음 15분 정도는 바로 그 크리스천 하이리크의 일생과 가족들의 이야기이었고, 다음 40분 정도는 이 집의 건축, 장식, 유품 등의 설명으로 이루어졌는데 그 중 흥미로운 것은 첫 번째 공장은 그곳에서 두 블럭 떨어진 곳에 있었고, 두 번째가 바로 지금 케네디 센터 자리이었다고 한다. 그가 맥주로 정말 성공을 했고 그리고 상표가 Senate, Georgetown, 여자용 탄산 맥주 Champeer라고 하며 진열된 맥주병에 상표를 보았는데 옛날 것이라 나는 처음 본 것들이었다.
세번째 부인 건축, 장식, 유품 등 훌륭하기는 하나 나 또한 이곳저곳, 이 나라 저 나라 돌아다닌 바라 눈이 높아서인가 뭐 그리 특별히 감명스러운 것은 없었다. 다만 한번 화재로 건물, 장식 등에 방화를 무척 신경을 쓴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크리스천 하이리크는 세 번 장가를 갔는데, 첫째 부인 에멜리아는 이 건물 부지를 확보하고 죽었고, 두 번째 부인은 이 집을 완공하고 나서 6개월 후에 죽었다. 그리고 세 번째 부인 에멜리아는 첫째 부인 에멜리아의 조카인데, 독일 촌 여자(?)이었지만 이 저택에서 102살까지 오래 오래 잘 살았다고 하니 사람 팔자 알다가도 모르겠다. 집 박물관 구경을 끝내고 집으로 오기 전에 어슬렁거리며 거리를 돌아보았다. 옛 듀퐁 서클이 아니고 고급 사교가 이루어지는 곳 같았다, 이제 가끔 와서 카페에서 커피나 마시면서 사람들 구경이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소: 1307 New Hampshire Ave. NW Wash DC. 20036•전화: (202)429-1894•입장료: 5달러(내가 입장료가 얼마냐 물으니 입장료가 아니고 도네이션이라고 고쳐 주었다)•개장시간: 목, 금, 토는 11:30AM, 1:00PM, 2:30PM이며 가이드가 약 1시간 설명 투어를 해 준다.
•주차: 주위에 미터 주차장이 많으나 빈곳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다.
글 이영묵
미주 서울대 총동창회장 역임
워싱턴 문인회 회장 역임
한국 소설가협회 회원
사진 황휘섭
한국 사진작가협회
워싱턴지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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