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3회 SF 한국의날 문화 축제가 막을 내렸다.
‘볼거리, 먹거리가 풍성한 역대 최고의 행사’를 다짐했던 축제 준비위원회는 기대와는 달리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광복절 기념식을 겸한 개회식에 태극기를 동반한 만세삼창은 없었다. 광복절 노래와 축사 내용에 광복 70주년 멘트가 추가된 것을 제외하고는 예년과 다르지 않았다.
로컬 무용팀과 참가인원만이 바뀐 태권도, K-POP 공연이 주가 돼 같은 장소에서 수년째 진행된 동일한 포맷을 무난히 따랐다.
당일 무더위라는 이유를 갖다 대더라도 관중동원 저조와 일찌감치 빈자리들이 보인 것에 대한 충분한 이유는 되지 못했다.
뜨겁게 달궈진 무대위에서 공연팀은 땀을 뻘뻘 흘리며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그 ‘볼거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다.
무엇보다 ‘축제의 기본’인 먹거리가 부족했다. 미리 준비된 한정된 메뉴의 도시락과 국수만이 한국 전통음식을 대표했다.
문화공연이 메인 테마인 한국의 날 축제는 ‘헬로키티 푸드트럭’, ‘라면 버거’등 해마다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선보이는 일본 행사들과 ‘팟타이’, ‘베트남 쌀국수(포)’와 ‘월남쌈’을 전면에 내세우는 타인종 축제와는 사뭇 대조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재팬타운에서 매년 초여름께 펼쳐지는 콩과 두부축제를 5년만에 하나의 거대한 일본 문화행사로 만들어낸 니키베이 재단의 다쿠마 켄지 회장은 축제기획시 음식 부스와 푸드트럭 선정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인다고 했다.
우선 다채로운 먹거리로 관중몰이를 하고 난 뒤 이들이 음식을 먹으며 공연을 감상하게 하는 것이 문화를 알리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매년 한국의 날 축제 준비위원회 측은 “먹거리의 중요성을 잘 알지만 행사장 이용 규정상 즉석에서 요리가 불가능해 어쩔수 없다”며 제자리걸음만 되풀이 하고 있다.
변화가 필요하다. 재팬타운에서, 베트남 타운 인근 텐더로인 길목에서, 시빅센터 플라자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문화축제들을 눈여겨보며 관객들이 진정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SF 다운타운의 한복판에 위치해 잠재적 관람객 수가 많다는 유니온 스퀘어의 가능성과 한계는 이미 해마다 거듭된 축제들을 통해 명백하게 드러났다.
적당히 지나가는 연례행사가 아닌, 진정한 ‘북가주 최대의 한인 축제’의 타이틀을 위해서는 ‘유니온 스퀘어’라는 깊히 박힌 뿌리를 흔드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새로운 도전에는 성장통이 따른다고 한다. 한국의 날 축제도 이제는 성장통을 겪고 도약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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