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식품업계에서 가장 핫 했던 단어는 ‘허니’였을 것이다. 과자를 시작으로 불어 닥친 ‘허니 열풍’은 식품은 물론 화장품으로까지 번졌고, 마치 꿀처럼 달콤한 성공을 불러줄 마법의 단어인양 여기저기에 붙여졌다. 그 원조인 허니 버터 칩을 구하지 못해서 벌어지는 진풍경과 스타들이 올린 인증샷, 열풍을 조명하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한국의 열풍이 미국에 전해지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대체 무슨 맛 이길래’ 라는 궁금증은 온라인에서 한 봉에 50달러 가까이에 거래되는 웃지 못 할 상황도 낳았다.
그로부터 반 년 이상 지난 지금, 한인마켓에는 허니버터칩 비슷한 맛을 내고 역시 이름에 꿀을 단 제품들이 다수 판매 중이다. 어림잡아 6~7종이 판매되고 있고 앞으로 2~3종이 더 출시될 것이라고 한다.
‘아직 먹어보지 못한 달콤함’에 대한 궁금증은 소주로 이어졌다. 유자, 자몽, 블루베리 등을 첨가한 과일 소주들이다. 한국에서 화제, 품귀현상, SNS 인증샷 수순을 그대로 밟고 미국까지 관심이 이어졌다. 한국을 다녀오는 지인이나 한국에서 방문하는 친지들에게는 선물 부탁이, 주류업체들에는 수입문의가 쏟아졌다. 업체들은 식품 성분 때문에 정식 수입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최대한 빨리 들여오도록 노력중이라는 입장이다.
남녀노소를 요리라는 공통분모로 묶은, ‘쿡방’(요리하는 방송)도 화제다.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도, ‘요섹남’(요리하는 섹시한 남자)이 되고픈 남성도, 저녁메뉴를 고민하는 주부들도 누구나 따라 하기 쉬워 보이는 레시피에 홀려 마켓을 찾게 만들었다. 인기를 실감하는 것은 한인마켓들이다. 식재료를 문의하는 젊은 남성들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어느 날 갑자기 특정상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기도 한다. 화제의 레시피 덕분이다.
식품업계는 “한국의 유행이 미국 한인사회에 전해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인터넷, SNS를 통해 접근 속도가 빨라진 탓이다.
그러나 그만큼 유행의 유통기한 역시 점차 짧아지고 있다. 새로운 유행 아이템의 등장과 소비자들의 관심 확대로 인한 효과는 가만히 있어서는 오래 누리지 못한다. 판매 증가와 매출 확대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반응에만 의존하고,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는 기술도 더해져야 할 것이다.
최근 한국에서 히트상품으로 뜬 ‘짜왕 라면’ 제조사 측은 늦어도 연말까지 이곳에서 직접 생산할 계획을 세웠었다. 하지만 스프 성분을 바꿔 수입이 가능토록 해 당장 내달부터 판매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정했다. 타운의 한 마켓은 쿡방에서 소개된 화제의 레시피를 영문으로 제작해 제품 판매에 활용하고, 또 다른 마켓은 주말 시식행사에서 직접 요리를 통해 선보이기도 했다.
기회는 볼 줄 알고, 잡을 줄 아는 자의 것이다. 유행은 유통기한이 짧다. 기존의 유행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새롭게 사로잡을 수 있도록 유행의 재창조를 시도하는 곳들이 많아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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