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남북 고위급 협상이 타결됐다. 북한은 지뢰도발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으며 우리 정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금방이라도 전쟁이 터질듯 한 군사적 긴장상태에 놓여있던 한반도 상황이 이처럼 해결되었으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야 마땅하겠으나 뒷맛이 영 개운하지 않다. 그런데 이 같은 느낌을 가진 이들이 주위에 참 많다. 뉴스를 접한 수많은 미주 한인들의 반응은 물론 한국의 지인들도 거의 대동소이한 느낌이다.
"이건 뭐지?" "이럴 줄 알았어!"나름 보수와 진보색채를 지니고 있다는 이들 모두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표현으로 이 같은 말을 내뱉는다.
회담 당사자들이야 피 말리는 협상 시간을 보냈겠지만 남북이 긴장 상태에 직면했다고 언론에서 떠들어대도 한국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별로 큰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 채 일상생활을 유지했다. 결국 이렇게 두리뭉실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있듯이 말이다.
이 같은 의미는 사실상 한반도에서의 전쟁가능성에 대해 국민 대부분이 믿지도 않고 심각성도 느끼지 못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왜 일촉즉발의 상황이라고 각종 언론에서 떠들어대도 일반 국민들은 초연할까? 혹시 ‘양치기 소년’이라는 이솝우화처럼 국민들의 마음은 바로 몇 번씩 속은 마을 사람들의 느낌은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찌됐든 이번 협상에서는 소기의 성과도 연출해냈다. 북한의 준전시 상활을 해제키로 한 것과 추석을 계기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다시 진행키로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중국의 거품경제에 따른 증권시장 붕괴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여론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권시장은 빨간불을 보이며 급반등했다.
또한 긴장완화와 함께 평화적인 기운을 한반도에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다. 참 잘한 일이고 당연히 그렇게 됐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북 고위급 협상이 개운하지 못하다. 물론 이 개운하지 못한 느낌이 꼭 북측의 사과 같지도 않은 유감표시를 받아냈기만은 아니다.
단지 다음에 또다시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또다시 쳇바퀴 돌듯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고위급 협상이 벌어지는 것 아니겠는가라는 우려와 함께 이번 파동으로 누가 가장 혜택을 받았을까라는 의문이 뒤섞여 머리를 복잡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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