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래 슬금슬금 비싸졌다”한인들 불만, 1달러짜리 실종·케익은 작아도 30달러
▶ 업소들 “계란·곡물값 등 올라 불가피”
타운 내 빵집의 빵과 케익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대다수 한인들이 빵을 사먹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없음.<최경근 인턴기자>
한인 김모씨는 최근 지인의 생일 케익을 사러 한인타운 내 빵집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케익 가격이 모두 30달러를 훌쩍 넘어있었기 때문.
김씨는 “사고 싶었던 티라미수 케익은 39달러였고 생크림 케익도 30달러가 넘었다”며 “2~3년 전만해도 생크림 케익은 25달러 전후로 구입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몇 년 새 너무 비싸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주부 이모씨는 “특히 식빵은 10쪽도 안 들어 있는데 5달러가 넘으니 구입이 더욱 부담스럽다”며 “한국 빵이 훨씬 맛있긴 하지만 가격 때문에 식빵은 주로 랄프스 등 미국마켓에서 구입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인타운에서 빵 사먹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하는 한인들이 적지 않다. 최근 몇 년 새 타운 내 빵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일부 대형 한국 프랜차이즈 빵집들의 경우 1달러대 빵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더해진 가격은 적게는 15센트에서 많게는 20~40센트 선이지만, 1~2달러대의 빵 가격을 감안하면 소비자가 체감하는 오름폭은 그 이상이다. 주부 조모씨는 “예전에 1달러 하던 빵은 1.50달러, 1.50달러 하던 빵은 2달러가 된 것 같다”며 “시장을 보고 빵가게에 들러보지만 가격을 보고 구입을 포기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장 ‘저렴한 빵’으로 꼽히던 소보루빵과 단팥빵도 이제는 2달러를 호가할 정도다. 타운 내 빵집의 소보루빵 가격대는 1.25~1.75달러 선. 단팥빵은 이보다 높은 1.50~2달러 선이다. 케익류는 30달러대가 ‘기본가’가 됐다. 가장 작은 사이즈의 저렴한 케익을 찾아야 25~29달러 선. 고구마, 티라미슈 등은 35~39달러를, 넉넉한 사이즈는 40달러를 호가한다. 업소들은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밀가루 등 원재료와 인건비 상승을 꼽았다.
파리바게트, 뚜레쥬르 등 한국발 대형 프랜차이즈는 물론 타운 내 로컬 빵집들도 올해 초에만 일부 품목에 한해 15~25센트가량 가격을 올렸다. 케익하우스는 계산대 앞에 곡물가격 인상으로 일부 제품의 가격이 2014년 7월1일부로 인상된다는 안내문을 붙여둔 상태다.
그러나 물가 인상분을 감안하더라도 타인종 프랜차이즈 빵집이나 미국 마켓 등과 비교했을 때 비싸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지적이다. 한인 채모씨는 “2년전 만 해도 빵과 케익은 꼭 한국집에서만 샀는데 지금은 아예 발길을 끊었다”며 “빵은 도넛샵이나 중국, 아르메니아, 히스패닉 빵집에서 사고 필요한 케익은 랄프스 등 미국마켓에서 구입한다”고 말했다. 한인 정모씨도 “지난해부터 생일 케익도 미국마켓에서 10달러에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리바게트 측은 “원재료 상승분을 메우지 못해 손해 보는 제품에 한해 전체 품목의 5% 내외가량의 가격을 올렸다”며 “빵 가격은 10~20센트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업소 입장에서는 감수하다가 어렵게 올리는 경우가 크다”고 말했다. 타운 내 소규모 로컬 업소들은 “대형 빵집들보다 가격을 올리기가 더 어려운 입장이다. ‘2달러 미만’을 고수하려고 노력하지만, 계란가격이 워낙 폭등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왜 유독 한인타운 빵집 가격이 타인종 빵집보다 비싼지에 대해서는 업소들이 하나 같이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한인 소비자들은 한국 빵집의 이같이 높은 가격이 결국 고객들을 타인종 경쟁업소로 밀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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