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CBS의 아침 방송 ‘Sunday Morning’을 시청했다. 마침 주제가 ‘by Design, What’s old… is New’였다. 우리말로 하면 ‘디자인으로, 오래된 것이… 새롭다’ 정도 일 것이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전통음식을 하는 처지에 ‘What’s old… is New’라는 방송을 유심히 보게 됐다.
아프리카 원주민이 사용하는 화덕을 모티브로 디자인한 “화덕 랜턴”이 소개된다. 저녁엔 랜턴으로 요리할 땐 화덕으로 활용하는 발상이 참 재미있다. 압력 주전자는 클래식 자동차의 독수리 엠블럼을 본떠 주둥이를 날개모양으로 디자인해 증기를 옆으로 분산시킨다.
안전을 높인 디자인이 참신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민들의 1700년대 노예시절 사용했던 전통의 바구니를 재현한 이야기도 소개됐다. 동네 주변 야생의 풀잎을 말려 재료비가 거의 안 든다.
그런데 간단한 디자인은 40불, 정교한 디자인은 8천불까지 판매한다. 옛 것이라고 소홀히 여겨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새삼스럽다. 옛 것을 오늘날 새롭게 활용하는 방송을 보며 우리 전통음식도 미국 시장에서 충분히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으로 기분이 상기된다. 문제는 미국 문화에 맞게 어떻게 새롭게 디자인 하느냐일 뿐이다.
마운틴뷰에 한국 비빔밥 전문 식당이 있다. 무슨 배짱으로 한식당을 차렸지 싶다. 그만큼 한국 상권과는 동떨어진 곳이다. 그런데 신기할 정도로 성업 중이다. 손님의 절반 이상, 아니 몰라도 60~70%는 미국의 젊은 커플들이다. 그래서 가끔 그곳을 들리게 된다.
비빔밥을 대하는 미국사람 들의 태도가 내 호기심을 자극해서다. 성업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그곳은 다양한 사람들의 기호에 맞게 여러 종류의 비빔밥을 제공한다. 굳이 매운 고추장을 강요하지도 않고 그들에게 익숙한 소스를 편하게 선택하도록 디자인 된 것이 특징이다.
한마디로 미국적 스타일의 새로운 비빔밥이다. 약간의 변화가 큰 호응을 이끌어 낸 것 같다. 나는 이곳 비빔밥을 먹을 때면 “사장님이 메뉴 개발을 위해 얼마나 고심하고 노력했을까” 하는 생각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게 된다.
우리는 전통문화를 옛 것이라고 평소 소홀히 하는 건 아닌지? 상념을 떨치고 새로 구상해논 ‘갈비찜 그라탱’을 만들었다. 주말 아침 나는 이곳에서 또 하나의 가능성을 쌓아 놓는다. ‘온고이지신 [溫故而知新]’이라는 고사가 새삼 생각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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