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렁 아가씨가 또 전화를 책상위에 두고 나갔나보다. 시끄러울 정도로 계속 울리는 신호를 참다못해 깔끔 아가씨가, ‘여보세요, 아니, 헬로우,’ 대신 받는다. ‘전화기 주인 바꾸어주세요.’ 상대방이 하는 소리다.

‘전화기 주인 잠깐 밖에 나갔는데요, 그럼 누구시라고 전할가요?’‘전화기 주인 바꾸어 달라고 했는데요.’ 앵무새 같다. 그리고 그건 실제로 앵무새였다. 때문에 앵무새와는 말이 안 통한다. 다만 주인이 와서 전화기를 잡을 때까지 이전화기는 불통이다.

불통뿐만이 아니다. 전화기 자체가 아예 꺼진다. 왜냐면 이전화기에는 특별한 기능이 부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채옥이가 만드는 이 특별 기능은 3박자 App 이다.

첫째 주인의 숨소리. 둘째는 주인의 목소리. 이 숨소리와 목소리에는 개개인의 고유한 주파수 가 있다. 세 번째는 전화기를 잡은 손을 통해 주인의 맥박을 감식한다. 이 모든 게 동시에 삼위일체 하지 않으면 전화기는 불통이다. 어디 전화기뿐일까, 자동차는 말할 것도 없고 비행기 타는 사람들 길게 늘어선 신체검사 줄도, 등등 끝.

남편 전화기 살짝 검색도 끝. 술에 곯아떨어져 잠자는 남편의 손에 전화기 잡혀주고 잠꼬대를 기도해도 안 된다. 채옥이 말에 의하면 잘 때와 안잘 때의 숨소리/목소리 주파수가 각각 다르다고 한다.

비밀번호도 끝. 지문 감식도 끝. 완전 보안이다. 원시 시대로 돌아간다. 원시로? 당연하지, 비커스 열쇠가 필요 없는 세상으로 되돌아오니까...

지금 채옥이의 고민은 전 세계 특허청 거의 모두에 등록된 이 기술을 누구에게 주느냐(파느냐?) 하는 거다. 애플이 있다. 삼성도 있다. LG도 있다. 막말로 이기술 하나로 어느 회사 하나쯤 돈 벌어 주는 건 일도 아니다. LG? LG를 생각할 때마다 채옥이는 머리를 흔든다.

애플 하면 아이폰, 삼성하면 Galaxy, 그런데 LG 하면? 한참 생각한다. 그리고 갸우뚱 하다가 떠오르는 이름이 초콜릿...? 하하, 그건 전화기 공룡시대 얘기다. 그 우수한 셀폰을 그토록 많이 만드는데 제품이름 하나 생각나지 않는다. 만약 있는데도 생각이 안 난다면 그건 전적으로 누구책임? LG 웹으로 들어간다.

LG G4가 나온다. 또 넥서스 인가 하는 것도 있고 좌우간 몇 개 있다. 그러나 하나도 어필이나 기억도 되는 이름이 아니다. 어떻든 이참에 채옥이가 이름 하나 제의 한다. Lago.

그리고 연속으로 Lago Xi, 다음에는 Lago Xii? 그렇다면 Lago 시리스로 제품이 기억되며 전통을 잇는다. Lago 가 싫다면 Laramie 또는 Tango 라 해도 LG G4 보다는 훨씬 섹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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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다보니 또 가을이 온다. 그리고 가을이 오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방문객중 풋볼이 있다. NFL이 있고 College도 있고... 9월5일 첫 번 시즌 주말 온천지 TV는 College Football 로 도배가 된다.

달러 싸인에 마비가 되어가는 미국 명문대학 팀들은 자기학교 운동장은 비운 채 스위스 용병들처럼 돈벌이로 나선다. 댈러스 카우보이 구장인 AT&T Park 에서 매년 열리는 Cowboys Classic 이 가장 대표적이다. 금년에 한판 붙은 Alabama 대학에서는 6백마일 거리다. Wisconsin 대학에서는 거의 1천마일이다.

우리 동네 대학팀들은 전국 TV 장사꾼들 눈에 그다지 Darling 하지가 못하니까 집안 뒷마당에서만 논다. 다행이다. Tailgate 파티도 즐기면서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운동장에서 함께 마시는 맥주와 햄버거/핫도그 는 그야말로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