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미영교수-김병대 박사 1,118명 데이터 분석논문
10.6% 당장 병원가야 할 정도로 심각
14.7% 최근 2주동안 자살-자해 생각
실제 정신과 치료 받는 노인은 5.5% 그쳐
한인노인들의 우울증이 심각한 수준이나 치료는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김미영 교수(텍사스대 교수/부총장)-김병대 박사(한인건강자원센터 소장) 팀이 미국 노인정신학회저널 7월호에 발표한 최근 논문에 따르면 한인노인 3명 중 1명꼴인 30.3%가 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또 10명 중 1명꼴인 10.6%는 당장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증상을 보이고 있고, 7명 중 1명꼴인 14.7%는 지난 2주 동안 자살이나 자해를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신과 치료를 받는 노인은 5.5%에 불과하다.
이 논문은 메릴랜드와 북버지니아에 거주하는 한인노인 1,118명을 대상으로 2009-12년에 조사한 우울증과 치매에 대한 설문조사 데이터를 분석, 한인노인의 우울증 유병율과 위험요인을 밝혀냈다.
한인노인의 우울증 유병율은 같은 연령대의 백인의 우울증 비율보다 훨씬 높을뿐더러, 한국에 거주하는 동년배에 비해서도 높은 수치이다.
한인노인에게서 우울증은 나이가 많은 그룹과 교육수준이 낮은 그룹, 나이가 들어서 미국에 이민 온 사람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고, 혼자 사는 사람이나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높게 나타났다.
이 논문의 교신저자인 김병대 박사는 “특히 현재 수입으로 생활을 유지하기가 불편하다는 노인들에게 우울증이 많았다”면서 “우울증은 치매증상과 의미 있는 상관관계를 나타냈는데, 이는 우울증이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라는 학설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성질환중 우울증은 당뇨, 관절염, 소화 장애, 호흡기 장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심층분석을 통한 우울증의 원인은 남녀간 차이를 보였다. 남자는 연령이 높을수록, 나이가 들어서 이민 올수록 우울증이 더 많은데 비해 여자는 당뇨, 관절염, 호흡기질환, 소화장애 등 건강과 관련이 있었다.
제1저자인 김미영 교수는 “우울증(depression)은 질병(disease)이 아니고 이상(disorder)이어서 그 원인이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지만, 스트레스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신체적-정신적 증상을 통해서 진단을 한다”며 “아무런 이유없이 평소와 달리 우울한 기분이 들거나, 일에 대한 흥미나 재미가 없고, 체중이나 식욕의 심각한 변화가 나타나고, 수면장애 및 안절부절하거나 행동이 둔하고 느려지며, 에너지가 부족하고 항상 피곤하고, 집중력이 부족하고 우유부단해지며, 사는 것이 가치가 없고 모두가 내 잘못이라는 죄책감이 생기며,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 생각이 드는 것 등이 그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한인노인들이 겪는 우울증이 ‘이민생활의 스트레스’ 및 만성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박사는 노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식을 포함해서) 정서적으로 도움을 줄 사람들을 가까이 두며,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고민하거나 걱정하지 않는 생활태도를 습관화 하는 것”을 권했다. 또 기질적으로 만성적인 우울증에 시달리면 처방약을 복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김미영 교수 또한 “약 처방과 함께, 매일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우울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미 국립보건원(NIH)과 미 치매협회에서 연구비 지원을 받았고, 허보윤(스탠포드 간호대), 탬 누엔(보스턴 간호대), 이호창 정신과 전문의(예일의대), 한혜라(존스합킨스 간호대) 교수도 연구에 참여했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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