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펜슬·대화면 등 ‘잡스 도그마’ 폐기에 시장의 평가 엇갈려
애플 공동창립자 스티브 잡스(사진·1955∼2011)는 말년에 애플제품에 대한 ‘도그마’를 여럿 만들었다. 주로 경쟁제품의 장점을 깎아내리면서 애플 단말의 크기, 기능에 관한 그의 ‘철학’을 담은 주장들이다.
그러나 애플은 잡스가 사망한 후 최근 수년간, 이 도그마들을 잇달아 깨뜨리고 있다. 아이폰의 화면 크기를 키우고 아이패드 미니란 소형 태블릿을 출시했다.
이를 두고 애플이 잡스 시대와 결별을 고한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가 하면 오히려 시장상황에 따라 ‘변화와 혁신’을 추구하는 잡스의 철학에 부합한다는 반론도 있다.
■스타일러스 불가→애플 펜슬
잡스가 애플 최고경영자(CEO)로 있으면서 내세운 도그마 중 하나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는 스타일러스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잡스는 2007년 오리지널 아이폰을 발표하면서 손가락만으로 조작할 수 있는 점을 아이폰의 장점으로 내세웠다.
삼성전자가 2011년 S펜을 쓰는 갤럭시 노트를 내놓아 꽤 많은 소비자로부터 호응을 얻었으나 애플은 오랫동안 이를 무시했다. 그러나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의 액세서리로 ‘애플 펜슬’을 내놓아 8년여 만에 ‘스타일러스 불가’ 도그마를 깨뜨렸다.
■7인치 소형 태블릿은 망할 것→아이패드 미니
‘소형 아이패드 불가’도 생전 잡스가 제시한 도그마 중 하나였다. 잡스는 2010년 9.7인치 아이패드를 내놓은 후 이 크기가 적절하다고 강조하면서 삼성 갤럭시 탭 등 7인치 태블릿에 대해 “스마트폰과 경쟁하기에는 너무 크고 아이패드와 경쟁하기에는 너무 작다”며 깎아내렸다. 그러나 애플은 잡스 사망 이듬해인 2012년 7.9인치 크기의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음으로써 그가 역설했던 ‘7인치 태블릿 불가론’을 뒤집었다.
■스마트폰은 한 손으로→대화면 아이폰
잡스가 내세운 또 다른 도그마 중에는 ‘아이폰은 반드시 한 손으로 쓸 수 있어야 하므로 화면 크기를 지나치게 키우면 안 된다’는 주장이 있었다. 잡스 생존 때 애플은 아이폰 화면 크기를 3.5인치로 유지했다. 애플은 잡스가 사망한 이듬해인 2012년에야 아이폰5의 화면 크기를 4인치로 키웠으며, 그것도 가로 길이는 그대로 두고 세로 길이만 늘려서 한 손으로 조작이 가능하도록 했다. 애플은 2014년 아이폰6와 6플러스를 내면서 화면 크기를 4.7인치와 5.5인치로 키웠다.
■잡스 본인도 말 자주 뒤집어
다만 이런 애플의 변화가 꼭 잡스의 철학과 어긋난다고 볼 수는 없다. 잡스 본인도 자신이 한 말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꾼 경우가 매우 많았다. 잡스는 2003년 애플의 휴대전화기 사업 진출설에 대해 애플이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며 이를 부인했고 태블릿 PC를 깎아내렸다.
그러나 그는 2007년에 아이폰을, 2010년에는 아이패드를 각각 내놓아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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