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군가로부터 ‘천사처럼 착하시네요’라는 말을 듣는 순간, 일단 그순간은 진짜 천사가 된 마냥 무지 행복해진다. 그럼 왜 그렇까? 어릴 때부터 알게 모르게 들어온 착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나오는 흥부, 심청이, 나이팅게일, 그리고 테레사 수녀, 간디…등 연상이 본능적으로 현재의 자신과 동일시된다.
언어는 한 사회가 오랜 역사 속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개념을 전제로 서로의 암묵적인 동의 하에서 통용되어진다. 그런데 현실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이라 진짜로 어떤 사람이 천사인지 아닌지에는 관심이 없고 자기한테 도움이 되는 사람에게만 ‘천사처럼 착하시네요’ 말을 한다. 그래서 같은 말이라도 각각의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되어진다.
예를 들면 직장에서 ‘당신은 정말 우리 회사를 위해 천사처럼 일하시네요’라고 하면 보통의 경우 ‘어떻게 월급도 조금 받으면서 이렇게 열심히 우리 회사를 위해 일을 하시는지요’라는 말이 된다.
그런데 이 말을 듣는 사람은 이렇게 말하는 사람의 의도는 모르고, 자신이 진정 이 사회를 위해 위에서 열거한 한사람쯤으로 착각하면서, 자신이 이 회사에 꼭 필요한 중요한 존재라 여기고, 이 말을 증명하듯 더 열심히 일한다.
나처럼 착한사람이 어떻게 돈 때문에 일할 수 있나 하면서… 이제 이 사람은 돈을 벌려고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이 언어에 합당한 사람이 되려고 죽을 힘을 다해 일을 한다. 이 상황이 바로 언어라는 감옥에 갇힌 꼴이 된다.
중요한 사실은 나를 보는 힘이 강할수록 실재와 개념을 구별할 수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있는 그대로의 나’의 실재와 ‘누군가가 불러주는 나’의 개념의 차이를 구별하면서 누군가에 의해 이름을 붙이기 전에 있는 ‘그대로의 나’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렇게 되면 상대가 나에 대하여 이런저런 붙인 이름에 대하여 그리 끌려다니지 않고 현재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면서 자신에 대한 이해가 생기고, 근본적으로 마음의 무게를 가볍게 한다.
이쯤되면 상대의 마음까지 읽어 낼 수 있는 여유까지 생긴다. 그래서 ‘당신 천사 같네요’ 말에는 빠지지는 않는다.
하루 중 때때로 언어의 터널을 거치지 않고 일어나는 실재들인 숲속의 바람소리, 깨끗한 공기에 자신을 맡겨보자. 이것이 바로 우리가 느끼고 경험하는 그 자체이다. 바로 여기에서 언어와 실재의 구별이 없음을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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