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혼다 연방하원 의원은 일본계 2세다. 이민 1세인 그의 부모는 강제 수용소로 끌려가 모든 재산과 인권을 빼앗기는 경험을 한 바 있다. 혼다 의원 4살 때의 일이다.
그 이후 자란 세대가 미국정부를 상대로 일본계 강제수용에 대한 배상운동을 전개했고, 10여년에 걸친 노력 끝에 미국정부로부터 공식 사과 결의안과 배상금을 받아내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러한 경험이 인권에 대한, 특히 국가가 저지르는 인권침해에 대한 혼다의원의 신념에 밑거름이 되었다. 그가 자기 부모의 나라가 저지른 일본군 성노예 문제 및 다른 국가범죄를 외면하지 않고 끈질기게 인정과 사과를 요구하는 배경이다.
덕분에 그는 일본 정부와 일본 대기업의 미움을 샀고, 일본에 오면 머리에 구멍을 뚫어주겠다는 협박마저 당하고 있다. 이들이 눈엣가시 같은 혼다의원을 어떻게 하면 연방하원에서 몰아낼지 온갖 궁리를 다 하고 있으리라는 건 안 봐도 뻔하다.
실제로 지난 총선에서 혼다의원은 신출내기 도전자 로칸나를 간신이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내년 선거에서는 아무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사실상 혼다 의원 캠페인 진영에는 위기의식이 감돌고 있다.
미국 선거는 TV 광고로 결정된다고 하지 않는가. 막대한 광고비를 누가 더 많이 지출할 수 있는 가로 유권자의 표심을 좌우할 수 있다는 현실을 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혼다의원은 8선 의원으로 아시아계로서는 하원 전체에서 가장 높은 경륜을 자랑하며, 민주당 내에서도 높은 랭킹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경륜도, 랭킹도, 표 앞에서는 그리고 그 표를 좌우하는 돈 앞에서는 무력하다.
혼다의원 정도 되면 당연히 재선에 성공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이 내년 총선에서 우리의 뒤통수를 칠 수도 있다. 혼다의원이 하원에 없는 상황은 우리에게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다.
혼다의원이 없으면 누가 위안부 할머니를 위해 의회에서 자리를 만들어 121 결의안 기념식을 열어줄 것인가.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 반일 활동이 아니라 일본을 위하는 일이라는 말을 누가 할 수 있을 것인가.
일본계인 혼다 의원이 나서 주었기에 백인 의원들도 동참할 수 있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미국 및 세계 각지에 설립되는 위안부 기림비를 막으려고 일본정부가 5억 달러 예산을 쏟아 부으며 온갖 거짓선전을 동원한 반대 로비를 펼치고 있다. 그 효력을 지금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캐나다 버나비, 호주 스트래스필드, 캘리포니아 풀러턴에서 막대한 예산과 로비력을 앞세운 일본의 공작으로 기림비 설립이 무산되었고 지금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소리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11명의 수퍼바이저 중 8명이 공동서명자로 위안부 기림비 건립 결의안을 발의했는데도, 일본의 치열한 반대 로비로 마음이 흔들리는 수퍼바이저들이 나오고 있다. 종교계 지도자로서 지지를 선언했던 흑인 목사는 일본 측의 논리를 그대로 인용하며 공청회 하루 전에 입장을 바꾸었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정치인 한 사람이 아쉬운 상황이다. 혼다 의원 같이 정의감 투철한 정치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주말 LA 한인타운에서 혼다의원을 위한 후원행사가 열린다. 혼다의원에게 마음으로만 감사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그의 재선에 필요한 실질적 지원을 한인사회가 해야 한다. 혼다 의원을 잃고 나면 우리의 역사 바로잡기 기회는 영영 멀어질지도 모른다. 혼다의원 선거기금 모금에 동참하는 것이야 말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투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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