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좀더 자연스럽게 받아지는 ‘boomerang kids’가 미국에서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나를 포함한 대학을 졸업한 많은 학생들이 다시 부모님들의 품에 돌아가 같은 집에 살면서 지출을 아끼며 취업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대학을 졸업한 나는 k-12 아이들 개인 투터로 생활비를 충당하며 선생님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학교를 2년 더 다닐 계획을 짜고 있었다.
그러던 최근에 어머니께서 몇 년 간 운영하시던 학원을 이어받아 가까이에 있던 다른 학원 운영진의 제안으로 함께 일을 하게 되었다. 동업 계약서를 함께 작성, 사인하고 나 또한 원장이란 호칭으로 불리게 되리라고 누가 과연 상상이라도 했을까. 어린 시절의 모습들이 아직도 생생한 내가 어느새 이렇게 커서 온전한 어른으로서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다는 것이 놀라우면서도 낯설기도 하다. 갑자기 막중한 역할이 맡겨진 상황이 얼떨떨하지만 어머니는 나보다도 어린 나이 때부터 학원 원장으로 일하셨었다며 격려해주셨다. 시간당으로 계산해서 페이를 받는 아르바이트만 해보던 내가 이제는 운영을 하는 자리에서 어떻게 성실히 지혜롭게 일하는지에 따라 성과가 높아지고 학원이 성장한다는 사실이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더욱 의욕이 넘치고 의지가 강해진다. 더욱이, 나에게는 아이들을 끈기와 진심으로 가르치며 사랑으로 대하려는 마음이 있기에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맘 같아서는 학원 일에만 몰두하고 싶지만 부모님이 날 보시기에는 하루도 미루지 않고 teaching credential program(2년 간의 선생님 자격증 취득 프로그램)을 이수하기 위해 학교를 다니며 학원 일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학교를 다니며 full-time 일을 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부모님의 조언대로 해보는 것이 내 인생에 이뤄내야 할 다음 단계인 것 같다. 학원 일도 잘 하고 자격증도 잘 따서 부모님께 하루빨리 보탬이 되어 효도하고 싶은 마음도 크다.
종종 자신의 삶에 대한 깊은 불만족에 빠져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될 때가 있다. 각자의 삶을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기준에 자신을 비춰보다 위축되는 사람들이 많다. 어느 특정 나이와 시기에 대학, 대학원, 취직, 결혼 등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규정짓는 보편화된 사회적 시선들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살고 있지 않다면 걱정하거나 불안해 하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에 이런 현상은 영 좋지 않다. 각각의 특별하고 소중한 인생들을 cm단위의 자로 재는 것 같은 느낌만 든다. 난 각자의 삶에 타이밍이 있고 나름의 아름답고 적절한 시기가 있다고 믿는다. 몇 년이 미뤄진다고 뒤쳐지는 것이 아니라 지혜로운 결정이었다면 꼭 필요한 시간이었을 수도 있다.
먼저 앞서가는 것처럼만 보이는 사람들도 그것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될 수도 있다. 곧, 서로를 끌어올려주는 건강한 경쟁의식은 약이 되겠지만 지나친 비교 의식은 자기 비하와 열등감으로 이어지기 쉽다.
결국, 이 세상에서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을 하고 있어야 하는지에 내가 끼워 맞춰 들어가 살 필요는 없지만 최선을 다하는지는 중요하다. 각자의 삶의 터전에서 최선을 다함으로 자신의 삶을 사랑하며 그 사랑을 나누며 더불어 사는 삶이 역시 제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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