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딸을 둔 50대 주부 박모 씨는 얼마 전 무심결에 딸의 스마트폰을 열어보았다 기겁을 했다. 딸이 가슴이 훤히 보이는 야한 사진을 찍어 남자친구에게 보낸 것을 발견했기 때문. 딸을 다그치자 ‘그냥 심심해서’라는 대답에 어떻게 해야 할지 더 막막하다.
한인 김모(45)씨 역시 우연히 중학생 아들의 스마트폰을 열어 봤다가 깜짝 놀랐다. 올해 열한 살이 된 아들이 온라인 사진 공유 서비스인 인스타그램(Instagram)에 성관계를 의미하는 농담이 담긴 메시지를 올린 것을 발견했기 때문. 김씨가 또 놀란 것은 아들의 게시물들 가운데 욕설인 ‘Fxxx’이 많이 포함돼 있는 것. 김씨는 “아들이 사춘기에 접어드는 나이가 됐지만 이렇게 빨리 올지 몰랐다”며 “아들에게 이와 관련해 주의를 주고 인스타그램 어카운트를 공유해 계속 확인하기로 했지만 걱정 되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열한살 우리 아이도
욕설·섹스팅에 나체 찍어 올리기도
이처럼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채팅이나 온라인 공유 사이트에 자신의 노출사진을 올리거나 음란한 내용을 주고받는 이른바 ‘섹스팅’이 널리 퍼지면서 학부모와 교육 당국이 학생들의 포스팅 단속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 연령대도 낮아져 초등학교 5-6학년생들도 많다.
한 조사에 의하면 한인 청소년들을 포함한 미국 내 18세 이하의 청소년 5명 가운데 1명은 온라인 사진 공유 사이트에 노출이 심한 일탈사진을 올린 경험이 있으며, 과반수의 청소년들은 또래의 친구들이 SNS에 올린 노출사진을 본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가정상담소 모니카 리 카운슬러는 “청소년들이 노출사진을 올리는 행위는 어린 나이에 생기는 ‘호기심’에 ‘과시욕’과 다른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관심병’ 등이 결합된 현상”이라며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니 타인에게서 관심과 사랑을 찾는다. 단지 ‘팔로워’와 ‘좋아요’ 숫자를 늘리기 위해 일탈행위를 일삼는 경우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SNS를 통한 청소년들의 노출행위가 수위를 넘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지만 이를 차단하기 위한 특별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SNS를 직접 운영하는 회사들은 전담 모니터링 요원들을 두고 음란 게시물을 단속하거나 검색란에 성관련 단어를 금지어로 두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특별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정영희 기자·2면으로 계속>
워싱턴 청소년재단 박상원 청소년 프로그램 디렉터는 “이런 자녀의 행동을 접했을 경우 절대로 야단치거나 스마트폰을 뺏는다면 관계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부모들은 자녀가 올린 사진과 글에 대한 결과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며 신중할 것을 조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가정상담소는 올 가을 레이에 중학교와 함께 ‘학부모들이 알아야 할 자녀 성교육과 SNS 사항’등을 주제로 한 워크샵을 열 계획이며 청소년재단도 ‘자녀의 인터넷 지도’ 세미나 등을 검토 중이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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