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한국에서 70년대부터 90년대까지 고등학교에 다닌 한국사람은 이 시간대를 모두 경험했다.이 학습은 세상에 나와 지식있는 어른으로 사는 데보다는 어려움을 견뎌내는 인내심을 길러주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본다. 미국생활에서 웬만한 어려움은 끈기로 버티면서 극복한다. 그런 반면 내가 경험한 미국인들은 다소 감정적인 것을 보게 된다. 배짱 좋게 집이든 비즈니스든 배팅을 해내는 우리에게 요즘 큰 숙제가 하나 있어 보인다.
‘언제 집을 사야 해요?’라고 질문을 많이 해온다. 이미 상투 끝을 잡은 게 아닐까 망설이는 지인들로 인해 생각이 깊어졌다. 집은 한 사람 또는 한 가정이 가지는 가장 큰 부의 저장 수단이다. 손쉽게 처분하고 바꾸는 게 쉽지 않은 재화며 생의 기본 공간이다. 따라서 누구도 함부로 이야기할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언제 집을 사느냐고 물어오면 나는 내 생각 풀어놓는다.
소비자 마케팅 기업에서 나이별, 지역별, 학력별 소비패턴을 조사하느라 막대한 자금을 쏟아내지만 ‘지금이 바로 그 집을 사야 할 때’라고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집값이 오르든 폭락을 하든 우리는 집값을 집세나 주택담보대출의 형태로 내면서 산다. 장기적으로는 가장 안정적이고 안락함을 주는 투자이므로 사라고 감히 말해본다. 그 집을 ‘언제 사느냐’라고 묻는다면 일년으로 쪼개서 이야기하자.
집을 팔고자 할 때는 연초부터 준비하여 4월~6월에 내놓은 것이 좋겠다. 세금보고가 끝나는 시점에 봉급생활자들은 모두 낸 세금을 아까워하거나, 돌려받은 목돈에 대한 투자처를 찾는다. 따라서 가장 집을 많이 보러다니는 시기가 이때다. 그렇게 여기저기 집에 투자하러 다니던 사람들이 웃돈 경쟁에서 수없이 낙담하고, 여름휴가를 다녀오고, 아이들이 개학하면서 집값은 늘 주춤한다.
집을 사고자 할 때는 바로 찬바람이 슬슬 불어올 때다. 10월초부터 12월 말까지 미국은 연말 준비로 바쁘다. 여름부터 내놓고 안팔린 집의 주인들이 마음이 조급해지고, 연말의 위축된 주택시장에서 협상은 2% 쉬워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린 생애에서 가장 큰 소비를 인내심 많은 심장을 가지고 협상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가. 따라서 이 가을을 바로 그 ‘언제’로 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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