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토끼의 반대말이 무엇일까? 집토끼? 죽은 토끼? 바다 토끼? 그렇다면 썬김치의 반대말은?
미국에 처음 와서 한인 마트 가서에 김치를 몇 가지 사 왔다. 이 김치는 맛있고, 이 김치는 다시 사지 말아야겠네, 하면서 상표를 기록하려고 보니, 두 김치 모두 썬김치인 것이 아닌가.
해가 많이 드는 동네라서 썬이라는 상표를 많이 쓰나 보다 했는데, 다음에 마트에 가서 보니 대부분이 썬김치가 아닌가? 썬김치의 반대말은 달김치가 아니라 안썬 김치 혹은 포기김치였던 것이다.
작은 한국이지만 경상도 말 전라도 말 다르듯이, 교포사회가 다양화되면서 조선족 말이나 고려족 말투가 있는 것처럼 미국 교포들이 쓰는 독특한 말도 조금씩 생겨나는 것 같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썬김치라는 말을 안 쓴단 말이냐고 묻고 싶은 분들도 있을 것이다. 언어학자가 아닌 주부 경력 20년의 40대 중반 아줌마의 경험으로는 서울에서는 아직은 썬김치라는 말은 쓰지 않는다.
주로 포기김치로 팔지, 썰어서 팔지 않을 뿐 아니라, 썰어서 파는 경우는 맛김치 등의 이름으로 판다. 워낙 편리하기 때문에 LA 갈비가 역수입되었듯이 썬김치도 역수입될지 모르겠다.
또 재미있는 말은 가라지라는 말이다. 차고를 대부분 애매하게 가라지라고 부른다. 정확한 영어식 발음인 거러쥐도 아니고 상당히 한국적인 발음으로 가라지라고 한다. 인도식 영어나 스페인식 영어처럼 가라지는 한국식 영어의 대표적인 단어가 아닐까 싶다.
남편은 경상도 사람인데, 고향 사람을 만날 때는 심하게 사투리를 쓴다. 고향 사람과 얘기를 서울 말투로 하면 정감이 없단다. 가라지를 완전 영어 발음으로 거러쥐라고 하면 그것도 정감이 없게 느껴진다고 한다.
한국인의 고유 발음을 섞어서 말해야 공감대가 형성되고 식구같이 느껴지는 것 같다. 미국에 오래 사신 삼촌께서 냇가에 카요리가 나타나니 조심해야 한다고 하셔서 고민한 적도 있다. 북가주에만 사는 독특한 동물인가? 가오리랑 무슨 관계가 있는 동물인가?
알고 보니 그것은 우리말로 코요테였다. 미주 신문지상에서도 버젓이 쓰이는 말인 카요리를 한국에서 처음 온 나는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것은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지만, 한국인 사회 밖으로 나가면 온갖 사투리 투성이의 영어를 못 알아 들어서 헤매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세상은 넓고 언어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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