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 연방 상하원 합동연설을 하고 있다. 교황의 연설을 듣고 있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눈물을 닦아내고 있다.
“모든 종류의 근본주의 경계해야”
무기판매 중단·사형제 폐지 촉구도
미국을 방문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이민자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오전 의회 연설에서 시리아 난민사태를 언급하면서 전쟁과 가난으로 이민을 택한 이들에 대한 지원과 기후변화와의 싸움, 종교적 극단주의 배척, 사형제 폐지 등을 촉구했다.
특히 교황은 전날 백악관 환영행사에 이어 기후변화와 이민자 문제 등 2016년 대선을 앞둔 미국 사회의 첨예한 정치적 현안에 대해 주저없이 의견을 피력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먼저 교황은 이민자 문제와 관련, “국가 건설은 우리가 항상 타자들과 관계해야 함을 인식할 것을 요청한다”며 “호혜적 연대의 감정을 갖고 적대 감정을 버려야 한다”며 ‘이민자 국가’인 미국이 이민자 문제 해결에 선제적으로 나설 것을 요청했다.
특히 교황은 ‘나에게는 꿈이 있다’는 고(故) 마틴 루서 킹의 연설을 상기시키며 시리아 난민사태를 언급, “2차 세계대전 이후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위기”라며 “그들을 외면했던 과거의 죄와 실수를 거듭해서는 안 되며, 항상 인도주의적이고 공정하며 형제애를 갖고 대처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이 대륙에서도 수천 명이 더 좋은 삶과 사랑하는 가족, 더 좋은 기회를 찾기 위해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멕시코 등 이민자 문제를 상기시키며 “그들의 수에 놀라 물러서지 말고, 그들의 얼굴을 쳐다보고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그들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등 그들을 인간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신약성서 마태복음 7장12절의 ‘남이 네게 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남에게 하라’ 구절을 언급하며 “이 룰은 명확하다. 우리가 대우받고 싶은 것과 같은 열정과 동정으로 다른 사람을 대우하라는 것”이라며 “이 대륙의 사람들은 외국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 대부분이 한때 외국인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황은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인간 행동에 의한 기후변화를 막고 환경보호를 위해 자연 자원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며 “우리는 변화를 만들 수 있고 미국, 특히 의회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황은 “인간의 행위가 일으킨 환경 악화의 가장 심각한 결과를 막기위해 용기있고 책임있는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황은 종교와 정치의 극단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교황은 “어떤 종교도 개인적 망상이나 이념적(이데올로기적) 극단주의의 형태로부터 면제되지 않는다”며 “이는 우리 모두가 모든 종류의 근본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종교의 자유, 지식추구의 자유,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는 한편으로 종교와 이데올로기, 경제 체제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폭력과 싸우기 위해 섬세한 균형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또 교황은 미국이 세계 최대 무기 거래국인 점을 의식한 듯 “왜 사람을 죽이는 무기가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개인과 사회에 끼치려는 계획을 가진 사람들에게 팔리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슬프게도 그 답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단순히 돈이다. 피에, 특히 무고한 피에 흠뻑 적셔진 돈”이라고 비판했다.
교황은 “이런 부끄럽고 비난받을 침묵에 맞서 무기 거래 문제를 직면하고 중단토록 하는 게 우리의 의무”라고 지적했다.
또 교황은 사형제와 관련, “성서의 황금률은 생명의 모든 단계에서 인간 생명을 보호할 의무를 우리에게 부여했다”며 “모든 생명은 존중받아야 하며 지구에서 사형제는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치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끊임없고 단호하게 공동선을 추구함으로써 동료 시민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라며 “정치인들의 입법 작업은 늘 모든 국민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미국의 ‘돈 정치’를 염두에 둔 듯 “만약 정치가 인간에 대한 봉사라면 경제와 돈의 노예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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