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포지션 2 시행되며 자연방사 의무화
▶ 맥도널드 자연방사 계란만 쓰기로 결정하면서 전국적으로 자연 방사 촉구 목소리 높아져
샌디에고의 양계업자인 프랭크 힐리커의 ‘랜치 프레스’ 양계장. 철망 안에 빽빽하게 가둬 키우던 공장식 밀집사육 대신 닭들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자연 방사 방식으로 바꾸었다. 지난 2008년 통과한 캘리포니아의 프로포지션 2는 닭들에게 최소한의 움직일 공간을 주며 사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90억달러 규모의 미국 계란시장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몸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닭들을 가둬두고 키우는 공장식 양계장은 앞으로 설 자리를 잃게 될 전망이다. 닭들이 걸어다니기도 하고 날아보기도 하도록 좀 여유로운 공간에서 사육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대 계란 구매기업인 맥도널드가 기존의 공장식 밀집사육 계란 대신 자연 방사 계란만을 쓰겠다고 발표하면서 양계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이미 자연 방사 관련 규정이 시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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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널드가 최근 맥 머핀이나 다른 메뉴 음식 재료로 기존의 공장식 사육 계란 대신 자연 방사(cage free) 계란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해 양계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미국의 양계시장은 90억 달러 규모. 이중 현재 판매되는 계란의 96%는 철조망 친 닭장들을 층층이 쌓아 올려 만든 공장식 양계장에서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맥도널드가 연간 사들이는 계란은 20억 개. 미국 최대 계란 구매기업의 이번 결정을 양계업계는 무시할 수가 없다. 게다가 이런 결정은 맥도널드가 처음이 아니다. 버거 킹, 던킨 도넛츠, 스타벅스 등 3대 카페테리아 서비스 기업들이 이미 방사 계란으로 바꾸었다.
지난 2008년 캘리포니아에서 산란계의 사육 방식을 자연 방사 형태로 바꾸도록 규정한 프로포지션 2가 통과된 후, 워싱턴, 오리건, 애리조나, 미시건 그리고 오하이오에서 유사 법규를 제정했다. 매서추세츠에서는 비슷한 규정을 오는 2016년 대통령 선거투표지에 올리기 위한 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가축보호 담당 부사장인 폴 샤피로는 현재의 공장식 양계장에 미래는 없다며 얼마나 빨리 사라질 것인가가 문제일 뿐이라고 말한다.
전국 양계협회의 켄 클리펜 회장도 이런 전망에 동의 한다. 그렇다고 맥도널드의 결정에 박수를 치는 것은 아니다. 양계 방식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자연 방사 방식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그는 주장한다. 예를 들어 닭들이 땅바닥에 오르내리게 되면서 계란에 오물이 묻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맥도널드에 계란을 간접 공급하는 양계업자 글렌 힉만은 즉시 양계장 시설 전환에 나섰다. 애리조나에 사는 그는 맥도널드의 발표가 있자 곧 바로 200만 달러를 들여 현대식 양계 시설을 짓기로 계획을 세웠다. 캘리포니아 시장에 진출한 서부지역 양계업자들과 마찬가지로 힉만 역시 2008년 11월 프로포지션 2가 통과한 때부터 닭들이 보다 여유로운 공간을 갖도록 시설을 개선해 왔다.
지난 1월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간 프로포지션 2는 사육 공간의 크기를 딱히 규정하지는 않는다. 암탉들이 자유롭게 눕고 서고 하며 움직일 수 있고, 사지를 완전히 펼수 있을 만큼의 공간을 갖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후 가주 식품 및 농업국은 닭 한 마리당 116 평방인치를 배당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가주는 이어 2010년 프로포지션 2의 규정이 가주에서 판매되는 모든 계란에 적용되도록 확장했다. 가주의 계란 소비량은 생산량의 2배 정도 된다.
관련법이 통과되기 전 힉만은 수백만 마리의 닭들을 배터리 케이지라 불리는 빽빽한 공장식 밀폐 양계장에서 사육했다. 닭 한 마리가 차지하는 공간은 인화지 한 장이 될까 말까한 정도이다. 오는 12월이면 1,000만으로 추정되는 그의 산란계 중 400만 마리는 훨씬 여유롭고 고급화한 시설에서 사육되게 될 것이다. 횃대가 있고, 알을 낳는 아늑한 공간이 있으며 몸을 긁을 곳도 마련된다. 이미 20만 마리는 자연 방사 시설에서 유기농 사육방식으로 키워지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사육 시설 개선으로 계란 값이 오를 수밖에 없지만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소비자들을 설득시킬 수만 있다면, 그래서 이문을 남기며 계란을 팔 수 있다면 기꺼이 방사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샌디에고 카운티의 양계업자인 프랭크 힐리커는 프로포지션 2 통과 후 낙심을 했었다. 비용 증가에 따른 채산성 부담 때문이었다. 누이와 함께 산란계 1만6,000마리를 키우는 그는 양계장을 팔 생각까지 했었다. 하지만 그는 시설을 과감하게 바꾸기로 마음을 바꾸었다. 현재 현대식 양계 시설을 또 하나 건축 중인 그는 오는 12월이면 프로포지션 2에 맞게 만들어진 양계 시설에서 총 5만 마리를 사육하게 되기를 희망한다.
중서부의 대형 양계업자들 역시 양계 방식을 바꾸었다. 2,500만 마리의 산란계를 사육하는 인디애나의 로즈 에이커 농장도 새로 짓는 양계장에는 보다 넉넉한 공간과 격상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사육 비용은 늘어났다. 연방 농무부에 의하면 캘리포니아와 타 지역 사이의 계란 도매가 차이가 벌어지고 잇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와 뉴욕의 차이는 지난 2014년 10월 12센트에서 지난 1월 1달러로 뛰어 올랐다.
이번 주 캘리포니아에서 백색 대형 계란 한 더즌의 도매가는 2달러 40센트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때 보다 1달러26센트가 올랐다. 같은 계란의 전국 평균가는 1달러78센트로 지난해 동기보다 82센트 올랐다.
최근 가격 인상의 상당부분은 지난 봄 발생한 조류 독감의 여파이다. 조류 독감으로 미국 중서부에서 4,200만 마리 산란계가 살처분 되었다.
자연 방사 사육 바람이 불면서 양계업계는 가격 인상을 경고 했었다. 가격 인상 여파로 오랜 고객을 잃는 일도 생기고 있다. 양계협회의 클리펜 회장은 자연 방사 규정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지난 9일의 맥도널드 발표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닭들을 놓아 키우던 과거 방식이 닭들에게는 더 스트레스를 주고 식품의 질이나 안전에도 딱히 좋을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힐리커는 자연 방사 식으로 양계장을 바꾸는 것이 도전이었지만 자유롭게 움직이는 닭들을 보면서 농부로서 새로운 활기를 얻고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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