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총각같단 소린 듣지만 괜한 소리겠지 하고 흘려버린다. 듣기 좋으라한 말일 테니깐 하하하"라고 말씀하시는 73세의 베레모를 쓰신 아빠의 말씀에 우리도 질세라 "그러니까 어디 가시면 꼭 결혼했다는 말 먼저 하세요’라고 말한다. 하나도 나이들어 보이지 않으시니 마음만은.... 나 역시 마찬가지다. 오랫만에 오래된 친구를 만났다. 거의 20년만에 만난 동창들 후배들...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말을 하며 우리의 만남은 시작되었다. 과연 하나도 변하지 않았던가? 결혼을 했고 자식을 낳았고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고. 각자 다른 스토리를 갖고 살아온 우리들 근데 왜 어제 만난것 같을까? 오랫만에 반말도 해보고 이름도 불러보고... 오래된 것의 향기를 맡아보는데...
여기저기 한두군데 아픈것말고는 정말 하나도 변하지 않은 듯하다. 알아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누군지를 알아내기에 전혀 시간이 걸리지 않았던 친구 후배들. 웃느라고 음식을 씹을 시간이 없었던 우리들... 내 인생의 가장 신선한 시간들을 함께했던 친구, 후배들. 야생조류연구회 영인이, 지연이, 경아,은실이, 반가운 얼굴들을 20년만에 만났는데 하나도 변한 게 없다. 참 따뜻하고 사랑스런 아이들이었는데... 나 때문에 그 모임에 있을 수 있었다고 해서 참 기분 좋았다. 나를 사랑해주었던 사람들 사이에 있는 거 참 행복하다. 셀 수 없는 추억이 있었다. 거의 웃음을 참지 못하고 보냈던 시간들. 후배들을 편하게 해주어서 좋았다고 했다. 하나님이 자신감이 없어진 나의 등에 격려라는 손을 얹어주시는 치유의 시간이었다.
가끔은 우리에게, 나에게 이런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다. 내 어느 구석에 어릴적 마음이 살고있다. 갈등이 없었나 아니 힘든 게 없었나 아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마음이 살아가던 시절... 그 마음이 내 어딘가 구석에 아직도 살고있다. 그게 나였는데 말이다. 지금 입고 있는 이 옷말고 우리가 온전히 우리로 드러나는 그 거. 땅바닥에 누워서도 하늘 가득 별이 나에게로만 떨어져 내릴 것 같았던 그 시절, 그 마음이 우리들 어느 구석에 살고 있다. 마음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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