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49세 비해 평균 5.8주 더 걸려
▶ 전문분야 인맥·개인 네트웍이 자산
“50고개를 넘기면 일자리를 찾기 힘들다.”
주변에서 흔히 듣는 얘기다.
미네소타대학 칼슨경영대학원 교수인 카니 웨인버그도 이와 비슷한 푸념을 귀가 닳도록 들었다.
웨인버그 교수는 젊은이에 비해 50을 넘긴 취업 희망자들이 일자리를 찾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속설에 동의하면서도 이를 강력히 뒷받침해 줄 객관적인 데이터를 원했다.
결국 웨인버그 교수는 자신이 직접 주도한 연구를 통해 취업전선에서 50대가 겪는 ‘설움’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50세 이상의 실직자가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30~49세 취업 희망자들에 비해 평균 5.8주가 더 길었다.
또 비교대상 그룹의 연령대를 20~29로 낮출 경우 취업에 걸리는 시간차는 평균 10.6주로 늘어났다.
웨인버그 교수는 다리아 함만, 루스 캔퍼, 젠 지앙 등 세 명의 연구원과 함께 경제학자, 사회학자와 심리학자들이 발표한 수백편의 논문을 종합해 분석하는 방법으로 이 같은 수치를 뽑아냈다.
그러나 웨인버그 교수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섣부른 결론을 끌어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자료를 접할 때마다 사람들은 당장 연령차별부터 떠올리기 때문이다.
물론 50대 이후에 일자리를 찾기 힘든 이유가 연령차별 때문인 경우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보다 실질적인 이유는 개인의 태도다.
나이 든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는데 요구되는 행동에 취약성을 보인다.
연구에 참여한 리서처들은 50대 연령층에 속한 사람들이 젊은이들에 비해 ‘평균적’으로 사회적 네트웍의 폭이 좁다고 주장했다.
선뜻 납득하기 힘든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세상살이 연륜이 높아질수록 사회적 인맥이 넓어질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웨인버그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대인관계의 양보다는 질에 집착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관계의 폭이 좁다는 것이 그 자체로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연줄로 얽어놓은 사람들의 수는 일자리를 구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치곤 한다.
두 말할 나위 없이 자신이 몸담고 있던 전문분야에서 쌓은 인맥과 개인적 네트웍은 ‘일자리 사냥’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산이다.
나이가 들수록 같은 직장에서 더 오래 버티고 싶은 것 또한 인간의 보편적 정서다. 어디서건 현재 머무는 장소에서 뿌리를 내리고 싶어 하는 감정 패턴과 일치하는 행동이다.
이처럼 같은 곳에서 오랫동안 머무는 동안 일찌감치 익혔던 스킬은 녹이 슬고 한때 유용하게 활용했던 일자리 검색 전략은 낡은 것이 되고 만다. 기술 진화속도가 빨라진데 따른 현상이기도 하다.
이를 극복하는 확실한 방법이 하나 있다.
일단 40대 초반에 도달하면 설사 지금 당장 일자리를 찾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새로운 스킬을 습득하고 인간간계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웨인버그 교수는 현재의 직장 동료나 자주 보지 않는 고객들은 물론 과거 학창시절의 친구와 클래스메이트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터 사회적 네트웍을 튼튼하게 유지하라고 권했다.
50대 이후 일자리 찾기는 종종 묘사되는 것처럼 그렇게 실망스럽지만은 않다. 일자리 물색에 나선 50대가 맞부딪히는 장애물은 거의 모두 노화과정에 내재된 문제들이다.
웨인버그 교수는 개인행동에는 대단히 큰 차이가 존재한다고 지적하고 자신의 연구결과는 오직 불특정다수의 ‘평균행동’을 반영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50대 연령층에 속해 있지만 폭넓은 소셜 서클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고 새로운 기술을 열심히 배우는 50대 또한 적지 않다.
그러나 나이 들어 일자리를 구하려면 일반적으로 젊은이들보다 몇 걸음 더 걸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한 가지 위안거리라면 일단 취업을 하면 초짜 젊은이들에 비해 50세 이상의 재취업생이 훨씬 잘 나간다는 사실이다. 아무래도 이들에겐 연륜과 그에 걸맞은 지식과 지혜, 정서지능이 축적되어 있기 때문이다.
20대나 30대보다는 50대가 새로운 일터에서 ‘성공신화’를 쓸 수 있는 잠재력을 더욱 풍성하게 갖추고 있는 셈이다.
<김영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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