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인당 닭고기 소비량, 일본의 ⅓… 성장 가능성 무궁무진
▶ 마케팅·연구개발 투자, 한 사람도 적자·망한 적 없어
【CEO STORY - 윤홍근 제너시스 BBQ 그룹 회장】
지난 5일 찾은 ‘치킨왕’ 윤홍근 제너시스 BBQ그룹 회장의 접견실은 300개의 전 세계 닭 모형들로 가득했다.
누가 보더라도 닭에 대한 열정은 세계 둘째라고 하면 서러울 정도였다. 그리스·멕시코·아르헨티나·튀니지 등에서 17년간 모은 닭 모형 가운데 중국 당나라에서 전해져온 보물은 현재 수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윤 회장이 제너시스를 창업한 지 20년 동안 ‘맛있는 치킨’을 만들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비며 얼마만큼 고군분투해 왔는지 느껴지는 대목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로 유명한 제너시스그룹이 올해로 20돌을 맞은 가운데 윤 회장은 지금까지도 매일 빠짐없이 치킨을 식탁에서 만난다. 현장에서 답을 찾는 그는 회사 안팎에서 누구를 만나도 치킨이 메인메뉴다.
윤 회장은 “고객 입장에서 점검하고 지도하고 체크하지 않으면 맛을 지켜내기 어렵다"며 “치킨은 지방·칼로리·콜레스테롤이 소고기의 절반수준이지만 단백질은 두 배 높은 고단백 음식이어서 매일 먹어도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제너시스그룹이 연간 1조원 가까이 매출을 달성하는 동안 국민들의 치킨 사랑도 깊어졌다. 그런 만큼 치킨집 숫자는 크게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치킨 프랜차이즈 수는 2만2,529개로 편의점(2만5,039개) 다음으로 많다. 숫자로만 보면 치킨시장은 포화상태다.
하지만 윤 회장은 “치킨 장사가 잘되니까 치킨집으로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며 “파이를 줄이면 아무도 성공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치킨시장은 지금보다 세배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12㎏, 즉 1년에 12마리를 먹는 셈이죠. 일본은 30마리, 미국은 45마리, 머리가 좋다는 유대인 이스라엘은 65마리에요. 적어도 일본 이상은 먹어야 하는 거죠. 그러니까 치킨시장은 현재 레드오션이 아니라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겁니다."
다만 그는 폐업 확률이 높은 자영업보다는 로열티나 부대비용을 좀 지불하더라도 안전한 시스템을 갖추고 본사가 지속적으로 레서피 개발에 투자하는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배달이 전문인 BBQ 익스프레스 창업비용은 평균 1억~1억2,000만원으로 두 부부가 함께 운영할 경우 한달 평균 900만~1,000여만원 정도 수익이 난다는 설명이다. 윤 회장은 “지금껏 단 한 사람도 적자를 내거나 망해서 BBQ를 그만둔 사람은 없다"며 “내 경영철학은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도 산다’로 마케팅과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회장에 따르면 해외 유명 브랜드의 연구원이 10명 수준인데 반해 제너시스는 치킨에만 매달려 맛을 연구하는 석·박사급 전문가 및 유명 요리학교를 졸업한 전문가만 40명에 달한다.
제너시스가 신제품을 개발할 때 드는 비용만 5억원가량. 국내에 국한한 치킨 맛으로는 새로운 게 나올 수 없다는 생각에 윤 회장은 맛 탐구를 위해 전 세계를 다닌다. 해외 출장 때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도착하자마자 가장 맛있는 치킨집 3~4곳을 찾아 시식해 보는 것이다.
“어떤 음식을 맛봐도 이를 어떻게 치킨에 접목하면 세상에 없는 닭 요리로 태어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하고 삽니다. 맛있는 음식을 만나면 한국에있는 연구원을 바로 현지로 불러들여 시식하게 하고 돌아가 개발에 착수해요.
그 맛이 안 나오면 한국에 돌아와서도 다시 현지로 보내 완벽하게 한국에서 재현할 수 있도록 수차례 시도하죠. 그러니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때 해외 출장비, 체류비 등을 포함해 5억원가량이 듭니다." 그렇게 지금껏 개발 해놓고 시판하지 않은 메뉴가 200~300여가지다.
윤 회장은 “메뉴 개발과 광고 비용, 여기에 인테리어 공사 등을 개인이 부담하기에는 역부족인만큼 프랜차이즈 본사를 믿고 서로 소통하는 게 함께 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BBQ의 핵심은 냉동하지 않은 국내산 닭과 비싼 최고 등급의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이다.
올리브오일의 과즙 찌꺼기를 모두 여과시키고 튀긴 탓에 다른 기름에 비해 콜레스테롤이 제로다. 당연히 건강에도 좋고 다이어트에도 제격이라고 자부한다.
치킨으로 세상을 제패하는 꿈을 꾸는 윤 회장은 2003년 중국을 시작으로 현재 57개국에 500개 매장을 뿌리내리며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중국은 반 직영, 반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진행하며 3년 전부터 조금씩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 가맹점 전문개설회사인 중망재선그룹과 손잡고 9월부터 가맹점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BBQ가 맛과 마케팅 광고, 연구개발을 맡고 중망재선그룹은 가맹사업과 교육을 담당하는 식이다. 런닝 로열티는 100% BBQ 몫이다. BBQ는 중망재선그룹을 통해 1년에 매장을 3,000개씩 개설할 계획이다.
미국시장은 경기장(스테디엄)을 집중공략, 오는 2018년까지 92곳에 입점할 예정이다. BBQ는 8월 말부터 BBQ 브랜드 로고를 단 반가공식품형태로 뉴욕 양키스, 잭슨빌 재규어, 뉴욕 자이언츠, 뉴욕 제트 등의 경기장 레스토랑에 공급하고 있다며 미국인이 경기장에서 경기를 보며 치킨을 즐기는 덕에 한 경기할 때마다 40만달러씩 팔리고 있다고 윤 회장은 귀띔했다. 또 대형마트인 ‘크로거’ 등 2018년까지 5,000개 마트에 BBQ 제품이 공급된다. 맨해턴 32번가 직영점도 내년 3월 오픈한다.
윤 회장은 중국·미국 등 해외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2020년 BBQ 브랜드 매출만 100조원을 기록, 매년 3조5,000억원의 로열티가 발생하는 한편 관련 물류산업·식품공장 등이 확대되면 제너시스그룹이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년 전인 1995년 7월, 잘 다니던 미원그룹에서 사표를 내고 같은 해 9월 자본금 5억원의 BBQ 가맹본사를 설립한 윤 회장은 수많은 창업 아이템 중 치킨을 선택했다. 어느 날, 담배연기 자욱한 허름한 통닭집에서 엄마와 아이가 통닭을 시켜 먹는 모습을 본 후 어린이와 여성을 겨냥해 집에서도 시켜 먹을 수 있는 건강에 좋은 치킨집을 창업하자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당시 페리카나와 같은 치킨 전문점이 있었지만 ‘치킨집=호프집’의 성격이 짙어 배달 전문점으로 컨셉을 잡았다. 아울러 닭고기만큼 친환경적인 고기도 없는데다 당시 국민 1인당 연간 소비량이 6마리에 불과해 블루오션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사실 그는 준비된 치킨왕이었다.
소싯적부터 성공하는 업종은 무형의 지식산업, 프랜차이즈, 네트웍 산업이라고 보고 1970년대부터 맥도널드·KFC의 성공스토리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또 미원에 입사해서는 사료 파트에서 근무하며 닭·돼지 사료에 대해 심도 깊게 공부하는 등 미래의 음식 창업을 대비했다.
윤 회장은 맥도널드와 KFC가 미국현지에서 30~40년만에 매장 1,000개를 달성했지만 BBQ는 오픈 4년 만에 1,000개를 오픈, 전 세계 프랜차이즈신화를 새로 썼다고 자신한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로 원재료 값이 2배 올랐을 때 협력업체와 가맹점이 함께 고통을 분담하며 가격을 동결한 점이 비약적인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전한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IMF 시절을 돌아보며 “어려울 때일수록 도전정신을 갖고 창업을 해야 새로운 기회가 온다"고 강조한다.
■제너시스그룹 윤홍근 회장 약력 (1955년 전남 순천 출생)
-조선대 수석 졸업·대학원 졸업(경영학 박사)
-연세대 외식산업 고위자 과정 수료
-서울대 바이오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1995년 제너시스 BBQ 대표
-1998년 한국프랜차이즈협회 1대·2대 회장
-2002년 제너시스 BBQ 그룹 회장
-2003년 제30회 상공의 날 동탑산업훈장 수훈
-2007년 한국외식산업협회 회장
-2007년 스페인 시민십자대훈장 수훈
-2009년 제36회 상공의 날 은탑산업훈장 수훈
-2011년 제1회 고용 창출 선도 대상 수상
-2012년 제17회 한국유통대상 종합 부문 대통령상 수상
-2014년 일자리 창출 정부포상 대통령상 수상
-2015년 대한민국 식품대전 금탑산업훈장 수훈
<서울경제 =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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